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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남북정상회담] WP "대규모 대북 지원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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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마련된 남북 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들이 기사 작성을 위해 국정홍보처에서 제작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2007년 남북 정상회담 소식을 주요 뉴스로 보도한 세계 각국 언론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3일 한국이 북한에 막대한 경제적 지원을 제공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신문은 "한국이 2000년 남북 정상회담과 달리 이번에는 부적절한 지불이나 양보는 없을 것이라 말하고 있지만 노무현 대통령 측근들은 대규모 투자 의사를 굳이 감추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북한은 지금 미국은 물론 번영을 구가하고 있는 한국으로부터 절대적인 지원과 무역.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며 북한을 방문한 노 대통령으로부터 대규모 자금 지원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같이 전했다.

러시아 유력 신문 이즈베스티야도 '남북 정상이 7년간의 침묵을 깼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회담 결과 북한 내에 대규모 인프라와 산업시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한국이 참여한다는 내용의 합의서가 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3일자 사설에서 "노 대통령은 껄끄러운 북핵.군사 문제를 피해선 안 된다"며 "이와 함께 일본인 납치 문제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남북이 화합하는 장면을 연출하는 데 그치지 말고 북한의 핵 폐기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북한과 (핵 문제 때문에) 싸우고 싶지 않다'는 노 대통령의 말을 언급하며 한국이 북핵 문제에 소극적이긴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 핵 폐기의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는 "남북 정상회담은 역사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진하기 시작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북한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지원을 받아 정권 와해를 막으려면 이번 회담에서 (핵 폐기에 대한) 성의를 입증해 보여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건넌 것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렸다. 홍콩의 일간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서는 과정에서 할리우드적 분위기가 약간 가미된 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영접을 나오며 블록버스터로 바뀌었다"고 꼬집는 사설을 게재했다.

하지만 신경보.베이징청년보 등 중국의 신문.방송들은 2일 노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가 노란색 군사분계선에 발을 내딛는 장면을 주요 뉴스로 다루며 "노 대통령의 작은 한 걸음이 역사적으로는 큰 한 걸음"이라고 치켜세웠다.

베이징.도쿄.파리= 장세정.김현기.전진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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