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댕조각 4점 한국온다-삼성미술문화재단 로댕박물관서 구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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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파리=高大勳특파원]근대조각의 거장 오귀스트 로댕의『地獄의 문』『칼레의 시민』등 불후의 명작들을 한국에서 감상할 수 있게됐다. 三星미술문화재단(이사장 李健熙 三星그룹회장)은 지난달 30일 프랑스 로댕박물관측과『지옥의 문』『칼레의 시민』『발자크像』등 로댕작품 4점을 매입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三星미술문화재단이 매입한 로댕작품들은 프랑스 문화부 당국자의입회아래 李健熙이사장이 4일 파리에서 로댕박물관측과 정식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한후 곧바로 한국에 인도될 예정이다.
한국에 인도될 로댕작품들은 프랑스정부가 오리지널작품으로 인정한 것들로 『지옥의 문』은 에디션넘버 7,『칼레의 시민』은 마지막 에디션인 12번이 붙어있다.
프랑스정부는 지난 70년대 로댕.부르델등 근대조각가들의 작품들에 대해 에디션 넘버 12까지의 주물복제작업을 오리지널로 인정하는 법을 제정했었다.
마지막이 될 공산이 큰 이번 로댕작품의 해외판매에는 세계 유명 미술관 7곳이 경합,치열한 막후 경쟁을 벌였는데 로댕작품의해외판매를 결정하는 심의위원회는 수개월간 치밀한 사전준비를 해온 한국의 삼성미술문화재단을 선택했다는 것.
특히 심의위원장인 프랑스 문화부차관은『로댕작품을 구입하려는 한국의 문화수준에 놀랐다』며 프랑스정부차원에서 적극 후원,한국으로의 판매가 결정됐다는 후문이다.
이번에 한국에 들어올『지옥의 문』은 7m50㎝가 넘는 대작으로 근대조각의 아버지라 불리는 로댕이 단테의『신곡』에서 구상을얻어 37년간 매달린 필생의 역작이자 그의 대표작이다.
프랑스정부는 1880년 파리에 장식미술관을 세우며 미술관의 현관이 될 거대한 청동문 제작을 로댕에게 의뢰해『지옥의 문』을제작했는데 이 작품에는『생각하는 사람』『세그림자』등 무려 1백86명의 인물이 지옥의 형벌을 받으며 고뇌하고 몸부림치는 끔찍한 장면들이 새겨져있다.이 작품은 현재 파리 로댕박물관.필라델피아 로댕박물관.스탠퍼드대학.취리히미술관.東京국립미술관.시즈오카박물관등 전세계 6곳에만 소장,전시돼 있다.『칼레의 시민』은1884년 프랑스 북동부의 칼레시 가 英佛전쟁때 영웅적 행동을한 시민들을 기리기 위해 로댕에게 주문한 작품으로 대좌가 없이제작돼 당시 상당한 논란대상이 됐었다.
『칼레의 시민』은 칼레시 로댕박물관.뉴욕메트로폴리탄박물관.東京국립박물관등 세계 11곳에 전시돼 있다.
삼성미술문화재단은 이번 로댕작품구입을 계기로 기존에 소장해온『세그림자』『이브 흉상』『영원한 청춘』등 로댕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로댕박물관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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