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초의 덤(분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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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7월1일 오전9시(한국시간)를 기해 지구상의 인류는 1초를 보너스로 받았다.영국 그리니치 표준시간(GMT)으로 1일 영시를 기해 지상의 모든 표준시계에 1초가 추가됐다.영국은 현재 서머타임으로 한시간을 앞당기고 있다.
따라서 BBC방송은 1일 오전 1시 종래 여섯번「뚜뚜」하던 시보를 일곱번 눌렀다.미국의 표준시계인 워싱턴 해군 관측소 시계는 지난달 30일 오후8시 정각에 7시59분59초로 늦추었다.
이 1초의「글로벌 보너스」를 윤초(leap second)로 부른다.그러나 윤달이나 윤년의 개념과는 엄연히 구분된다.윤달이나 윤년은 달력상의 인위적 구분이다.윤초는 실제 지구가 도는 속도에 따라 정확하게 시계를 맞추는 물리적 교정과 정이다.
하루 24시간은 지구의 자전속도다.그러나 지구는 근년들어 거의 매년 1초씩 늦게 돌고 있다.72년이후 지난 22년동안 19초가 추가됐다. 내년 6월30일에 다시 1초의 추가가 불가피할 것 같다고 한다. 지구의 자전속도는 세슘의 진동을 이용한 원자시계가 모니터한다. 세슘원자가 91억9천만번 진동하는 시간이 1초다.1백만년에 1초가 틀릴까 말까하는 정확성을 이 원자시계는 지닌다.
『지구의 회전이 느려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이러다가 언젠가는 회전을 멈추는 것아니냐』는 성급한 의문도 제기된다.그럴리는 없고,안데스나 로키산맥등에 대한 강한 바람,또는 대양의 해류가 회전에 일부 지장을 줄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초는 무시못할 시간이다.1백분의 3초로 금메달과 은메달이 가려지는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1초는「대단히 긴」시간이다.미국 네트워크 TV에서 1초의 광고비는 4천1백달러다.천체물리학자와 항해사들에게 1초의 오차는 「치명적」일 수있다.시 계를 지구의 회전에 일치시키지 않으면 해·달·별의 움직임에 돌이킬 수 없는 오차가 생긴다.공해상에서 1초의 잘못은 배의 방향에 4백m의 오차를 결과한다.
농구의 슈팅,테니스의 서브,야구의 배팅은 타이밍상 간발의 차이가 성패를 가름한다.세계 정상급 예술가와 스포츠맨들은 공연및 경기에 열중한 순간 시간이 멎은듯한 상태를 경험한다고 실토한다.촌음에서 모멘텀을 뽑아내는 슬기다.『시간은 가장 위대한 혁신가』라고 한 프란시스 베이컨의 예지가 새삼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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