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세대의영웅>8.美 NBA농구스타 섀킬 오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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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나는 언제나 리더이고 싶다.』 섀킬 오닐(22.올랜도 매직)의 이 한마디는 그가 X세대라는 것을 대변해 준다.남의 들러리가 되기 싫다는 솔직함.언제나 무대 중심에 서고 싶다는 「X」의 개성을 오닐은 거부하지 않는다.지난해까지 미국프로농구(NBA)의 간판이었던 마이클 조던이 은퇴를 선언하고 무대뒤로 사라졌을때 팬들은「누가 조던의 대를 이어 NBA를 이끌어 갈 것인가」를 가장 궁금해했다.우상을 만들기 좋아하는 미국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줄 누군가가 필요했던 것.
찰스 바클리(31.피닉스 선스)는 나이가 많고,스코티 피펜(28.시카고 불스)은 조던의 동료였다는 선입견 때문인지 신선한맛이 없었다.이밖에 하킴 올라주원(31.휴스턴 로케츠)이나 데이비드 로빈슨(28.샌앤토니오 스퍼스), 패트릭 유잉(32.뉴욕 닉스)은 실력은 있지만 개성이 강하지 못해 X세대에는 크게어필할 수 없었다.
결국 그들의 시선은 NBA경력 2년째의 「아기 공룡」에게로 쏠렸다. 2백16㎝,1백37㎏의 엄청난 체격에서 나오는 시원시원한 파워,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듯한 눈빛.게다가 NBA기성세대에『나는 이렇다』고 맞서는 겁없는 솔직함.이 모든 것들이 X세대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섀킬 오닐이 NBA의 「포스트 조던」시대를 이끌어 갈 것이라는 것은 그가 프로에 뛰어든 92~93시즌부터 예견됐었다.루이지애나 주립대 3학년를 마치고 프로를 선언한 오닐은 1차 지명1순위로 올랜도 매직 유니폼을 입으면서 기존 슈 퍼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했다.루키시즌 동안 오닐은 경기당 평균 23.4득점(8위), 13.9리바운드(2위), 슛 블로킹 3.53개(2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오닐이 이처럼 뛰어난 성적을 올리며 펄펄 날자 소속 디비전에서 바닥을 헤매던 올랜도 매직의 성적도 21승61패에서 41승41패로 껑충 뛰어올랐다.
데뷔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오닐은 93~94시즌을 앞두고 공룡의 몸에 날개를 달았다.소속팀 올랜도 매직이 신인 드래프트에서 뛰어난 가드 앤퍼니 하더웨이를 영입했다.
하더웨이를 백코트에 맞아들인 오닐은 93~94시즌 들어 「날개단 공룡」의 위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동료들의 의도적인 도움을 얻은 데이비드 로빈슨이 71점을 넣는바람에 2위에 그치긴했지만 경기평균 29.2점으 로 마지막까지득점왕 경쟁을 펼쳤다.
또 소속팀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까지 끌어올렸다.비록 인디애나페이서스의 노련함에 밀려 무릎을 꿇고 말았지만 성숙해진 오닐이내년 플레이오프에서 돌풍을 몰고 올 것이라는 것은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다.
오닐이 이처럼 코트안에서만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면 사람들은 그를 그저 「농구영웅」으로만 부를 것이다.하지만 그를 진정한 X세대의 영웅으로 만드는 것은 코트 밖에서의 활동이다.코트밖에서 오닐은 가수겸 영화배우다.그가 부른 랩송 「아 이 갓 더 스킬즈」가 수록된 앨범 「섀크 디젤」은 전미 히트차트에 올라섰고 주연한 영화 『블루 칩스』는 이번 여름방학을 겨냥,국내에도개봉된다.
『블루 칩스』에 명배우 닉 놀티, NBA스타 래리 버드.크리스 멀린,인디애나대학의 명감독 바비 나이트등과 함께 출연한 오닐은 거침없이 『다음 영화는「터미네이터 3」에서 아널드 슈워즈네거의 상대역을 맡고싶다』고 말했다.
오닐이 X세대의 진정한 영웅임을 보여주는 것은 그가 리복과 광고계약을 할때의 일화다.스포츠용품업계의 양대 산맥인 나이키와리복은 모두 오닐과 계약하기를 원했으나 오닐은 『마이클 조던,찰스 바클리,데이비드 로빈슨,스코티 피펜이 있는 나이키의 №5가 되고 싶진 않다』며 리복을 택했다.
또 음료 광고에서도 마이클 조던의 코카 콜라에 맞서 펩시 콜라에 모습을 나타냈다.이처럼 오닐의 움직임 하나하나는 솔직하고그의 농구스타일 만큼이나 거침없다.그리고 이 모든 움직임들은 『언제나 리더이고 싶다』는 「X」의 모토에서 출 발하고 있다.
〈李泰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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