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이 타격 선두 자리를 다시 찾아왔다. 2일 인천 SK전에서 홈런 1개 포함, 3타수 2안타를 친 양준혁은 타율이 0.3349로 올라 이날 경기가 없었던 KIA 이현곤(타율 0.3348)을 0.0001 차로 2위로 밀어냈다. 아직 세 경기가 남아 있으나 그의 페이스가 무섭다.
1회 중전 안타를 친 양준혁은 3회 2루 땅볼로 물러났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양준혁은 SK 선발 로마노가 연속 볼 세 개를 던지자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4구째 바깥쪽 직구를 그대로 걷어 올렸다. 시즌 22호 홈런. 지명타자인 양준혁은 8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김창희로 교체됐다.
양준혁이 타격왕에 오른다면 국내 프로야구 사상 첫 타격왕 5회 수상의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모두 가려지면서 현재 최고의 핫이슈는 양준혁, 이현곤, 이대호(롯데·0.334)의 타격왕 레이스다. 살짝 밟기만 해도 부서질 듯한 살얼음판 대결이 한 달여째 이어지고 있다. 이현곤이 시즌 대부분을 1위로 달렸으나 9월 들어 양준혁과 이대호의 거센 도전을 받았다. 이대호도 지난달 20일 타격 1위에 올랐고, 양준혁이 앞장을 섰다가 이현곤이 1위를 재탈환하는 등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프로 6년차 이현곤은 올해가 ‘몬스터 시즌 ’이다. 2002년 입단 후 지난해까지 한 번도 규정타석을 채운 적도 없었고, 3할은 꿈도 꾸지 못했다. 올해는 타격왕과 최다 안타(150개)까지 2관왕을 노리고 있다. 서정환 KIA 감독은 “겨울 캠프에서 임팩트 때 손목을 비트는 버릇을 고친 뒤부터 타구에 힘이 실렸고, 정확성도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타격 3관왕(타율-홈런-타점) 이대호는 2년 연속 타격왕에 도전하고 있다. 1985∼87년 장효조(삼성)가 3년 연속, 91∼92년 이정훈(빙그레)이 2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한 뒤 연속 타격왕은 없었다. 이날 삼성을 5-2로 이긴 SK는 71승을 거둬 팀 창단 이후 최다승(종전 2005년 70승)을 거뒀다.
인천=김종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