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두 토끼 잡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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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1사 2루에서 동점 투런 홈런을 친 이승엽(右)이 홈을 밟으면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야구의 심장 도쿄돔, 일본 야구의 기둥 요미우리 자이언츠. 그리고 그 중심에 우뚝 선 4번 타자 이승엽(31).

 이승엽이 2일 도쿄돔에서 열린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홈 경기에서 3년 연속 30홈런과 팀의 센트럴리그 1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날 주역은 단연 이승엽이었다. 1-3으로 뒤지던 4회 말 우측 펜스 상단 광고판을 때리는 140m짜리 초대형 동점 2점 홈런으로 3-3을 만들었고, 3-4로 밀려 패색이 짙던 9회 말 1사후 귀중한 볼넷을 골라냈다. 오가사와라의 몸맞는 공으로 만든 무사 1루에서 대주자의 주루사로 역전의 기회가 무산되려는 순간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얻어낸 소중한 불씨였다.

하라 감독은 니오카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고 이승엽은 2루에 안착했다. 이어 아베의 고의 볼넷, 야노의 내야 안타로 2사 만루가 됐고, 상대 유격수의 실책으로 짜릿한 5-4 역전승을 따냈다. 3루 주자 이승엽이 동점을 만든 뒤 2루 주자 아베까지 홈을 밟았다.

 요미우리는 이날 승리로 2위 주니치 드래건스의 결과에 상관없이 2002년 이후 5년 만에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했다. 지난해까지 리그 1위가 곧 리그 우승을 뜻했으나 올해부터 포스트시즌 제도가 도입돼 리그 우승은 최종 승자에게 붙게 된다. 요미우리는 2위 주니치와 3위 한신 타이거스 간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승자와 18일부터 리그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을 치른다.

 리그 1위는 이승엽이 2004년 일본에 진출한 이후 처음이다. 지바 롯데 시절이던 2005년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으나 당시 지바 롯데는 정규시즌 2위였다.

 2004년 첫 해 14개의 홈런에 그쳤던 이승엽은 2005년 30개, 지난해 41개에 이어 올해 30개를 채웠다. 일본 통산 홈런도 115개로 늘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뛴 한국선수 중 3년 연속 30홈런은 이승엽이 처음이다. 일본에서 통산 504개 홈런을 친 장훈씨가 두 차례 2년 연속 30홈런을 기록했을 뿐 백인천(209개), 이종범(27개)도 넘지 못한 대기록이다.

 이승엽의 시즌 30홈런으로 요미우리는 다카하시(35개), 아베(33개),오가사와라(31개)까지 한 시즌 30홈런 이상 왼손 거포 4명을 보유한, 일본 프로야구 초유의 팀이라는 진기록도 세웠다.

김종문 기자

▒바로잡습니다▒

‘올해부터 포스트시즌 제도가 도입돼 리그 우승은 최종 승자에게 붙는다. 요미우리는 18일부터 리그 챔피언 결정전을 치른다’는 부분이 잘못됐습니다. 일본야구기구(NPB) 규정에는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의 시즌 1위 팀이 우승팀으로 돼 있습니다. 따라서 요미우리는 센트럴리그 우승팀이며 2, 3위 간 승자와 일본시리즈 출전팀 결정전을 치르는 것입니다. 일본의 곽의재씨 등이 지적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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