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과 악수' 김장수·김만복 대조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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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일 평양 4·25 문화회관 광장에서남측 공식 수행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김장수 국방부 장관, 오른쪽은 김만복 국정원장. [평양=연합뉴스]

2일 평양 4.25 문화회관 광장 환영 행사장에 나타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남측 수행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 이재정 통일부 장관 등 20여 명의 수행원은 대부분 고개를 약간 숙이며 한 손으로 악수를 했다. 그 가운데 두 사람이 눈에 띄었다. 김만복 국가정보원장과 김장수 국방부 장관이다.

김 장관은 고개를 숙이지 않고 김정일 위원장의 얼굴 쪽을 주시하며 꼿꼿이 한 손으로 악수했지만 김 원장은 고개를 깊이 숙이며 두 손으로 김 위원장의 손을 움켜쥐었다.

군을 책임지고 있는 김 장관의 내심이 그리 밝지 못한 사정을 반영하는 듯했다. 정상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조정 문제, 비무장지대 내 GP 철수 문제 등 안보와 관련된 부담스러운 의제들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는 한때 자신이 방북 수행단에 포함되는 것에 난색을 표명했다고 한다. 그의 방북엔 북측의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8월 국회에서도 "NLL은 영토 개념이 아닌 안보 개념이며 서해교전은 방법론에서 반성해야 할 과제"라는 이 통일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납득하지 못하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었다. 이 때문에 불편한 논의가 진행될 때 김 장관이 어떤 소신을 펼칠지 주목된다.

김 국정원장은 정상회담 전부터 북한을 오가며 세부 일정과 의제를 조율했다. 회담 성사의 1차 공신인 셈이다. 김 원장은 청와대 출발 직전, 도라산 출입사무소, 중간 휴식지인 서흥 휴게소에서 잡힌 화면에서도 내내 밝은 미소를 짓는 장면이 잡혔었다.

노무현 대통령과 별다른 대화가 없었던 김 위원장도 김 원장과는 몇 마디 말을 주고받는 등 친근감을 보이기도 했다.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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