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罷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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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罷는 과 能의 합성자다.여기서 은 「四」가 아니고 의 변형으로 그물(網)을 뜻한다.따라서 으로 이루어진 글자는 모두 「그물」과 관계가 있다.羅.罰.罪.置.買.賣 등.
한편 能은 유능한 사람(能),곧 君子다.군자가 어쩌다 잘못을범하여 법망()에 걸려든 것이 罷다.그럴 경우 정상을 참작하여풀어주게 된다.일종의 집행유예인 셈이다.따라서 罷는 법의 집행을 「그만두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후에는 일 이나 직책 따위를 「파하다」는 뜻으로 사용되었다.罷免.罷市.罷場.罷黜(파출)등이 있다.
業은 본디 악기를 걸어두던 널빤지를 뜻했는데 후에는 책을 만드는 木板도 業이라고 불렀다.옛날 군자의 가장 중요한 「일」은열심히 業(書籍)을 익히는 것이었다.곧 修業이다.또 業을 받으면 受業,주면 授業이며 마치면 卒業이 된다.나중 에 業은 사람의 모든 「일」을 뜻하게 되어 현재의 業務.業界.産業.職業등과같은 말이 있게 되었다.
罷業이란 「業을 罷하는 것」,곧 일에서 손을 완전히 떼는 것이다.이보다 약한 것으로 일에 게으름을 피우는 怠業(태업)이 있다. 罷業이든,怠業이든 좋은 뜻은 아니다.현재 철도파업으로 국민의 불편이 많다.하루속히 원만한 해결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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