隱身지도부서 지침내려 조종-全機協.지하철노조 조직력.전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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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공권력에 맞서 닷새째 대항중인 全機協및 지하철노조는 어느 정도 조직력을 갖추고 있을까.
새 정부이후 사실상 勞.政대결의 분기점이 될 이번 사태를 맞아「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배수진을 친 이들 지도부의움직임은「결사적」이다.
현업 복귀희망 기관사들에 대한 全機協지도부의 다양한 방해활동,그리고 경찰의 검거망을 따돌리며 계속되는 지하철 노조의 이합집산. 88년 철도 총파업 당시 파면된 주동자 3명에게 매달 소속원들이 1인당 1천원씩을 거둬 생계비를 조달해온 것외에도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당시 1억원씩을 모아준 것으로 알려진 全機協측은 이번에도 조직력과 결속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기습적인 공권력 투입으로 선제공격을 당한 지금으로선 우선 소속원들의 파업이탈을 막는 것이 급선무.
현업복귀 1차 마감시한인 25일 서울의 용산.구로역및 대전.
이리역등에서 복귀신고를 하려온 기관사나 가족들을 상대로 한 동료들의 폭력을 동원한 방해.저지사태가 9건이나 빚어졌다.
또 지방청별로 5인 1조의 연락망을 구성,복귀의사를 보이는 기관사나 가족에게『조직의 배신자가 되려느냐』며 설득과 협박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지도부들은 서울의「망명 집행부」가 수시로 내리는 지침에따라 여전히 일사분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서울.청량리.이리기관차사무소등에서는 유원지등에 단체 피신,이탈을 원천봉쇄중이다. 23일 공권력 투입에 앞서▲현금 10만원 지참▲사복 착용▲승무중인 기관사는 즉시 주요 부품을 빼내 도주등「파업때 행동요령」을 시달했던 全機協은 지난달 소속원 1인당 1만5천원씩 모두 8천만원을 투쟁기금으로 거둬 자금으로 사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부터 명동성당을 비롯,성당.교회.사찰.대학.야당당사등 10곳에 가까운「안전지대」로 분산,파업농성에 돌입했던 서울지하철노조도 과거보다 훨씬 첨단화된 조직력을 보이고 있다.
26일 경찰의 농성장 진입으로 60여명이 연행된뒤 검거망을 피해 새 집결지를 찾아 잠행을 계속중.
더구나 이들 노조원들은 집과도 연락이 두절된데다 현업복귀율도27일 낮까지 40%를 밑돌아 경찰은 지도부를 포함한 행불 노조원의 소재파악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金石基.金政郁.申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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