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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종연형」 물밑접촉 한창/일정국 어떻게 돼가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오자와,자민당보수파에 계속 추파/우여곡절속 사회당 연정복귀 전망
일본의 하타 쓰토무(우전자)내각이 총사퇴한지 이틀이 지난 27일 현재 새연립정권의 윤곽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안개정국」이 계속되고 있다.
각 정파가 치열한 물밑 협상만 벌일 뿐 어느 정당도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자민당은 사회당에,사회당은 하타 연립정권에,하타 연립정권은 「보수·중도연합」에 각각 뜻을 두는 척하며 합종련형을 모색하고 있다.
하타내각의 총사퇴로 차기연정구성을 위한 공은 원내 제1당인 자민당으로 넘어왔다.자민당은 사회당과 신당 사키가케를 끌어들여 정권탈환을 이루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고노 요헤이(하야양평)총재는 27일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사회당위원장에 당수회담을 제의했다.고노총재는 자민당주도의 연정구성을 위해서라면 총리자리를 고수하지 않겠다는 「미끼」까지 던지며 사회당에 추파를 던졌다.그는 또 여차하면 신당 사키가케의 다케무라 마사요시(무촌정의)대표를 총리로 내세울 생각까지 하고있다.
그러나 무라야마 위원장은 연립정권에의 복귀를 최우선시 하겠다고 밝히고 하타 신생당당수에게 당수회담을 신청했다.38년간 대립해 왔던 자민당과는 아무래도 연정구성이 부담스럽다는 것이 사회당내의 주된 분위기다.또 의석 2백6석의 자민당과 손을 잡아봤자 들러리가 될 뿐이지만 비자민연정에서는 제1당으로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계산도 있다.
한편 연정 실세인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낭)신생당 대표간사와 이치카와 유이치(시천웅일)공명당 서기장은 하타총리를 새연정에서다시 총리로 추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오자와는 이와함께 구보 와타루(구보긍)사회당 서기장의 면담요청도 거부했 다.대신 정치이념과 정책일치를 조건으로「보수·중도연합」을 주창,자민당인사를 총리로 추대할 수도 있다며 자민당 보수파들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다.
오자와가 이처럼 사회당의 연정구성협상을 거부하고 자민당에 추파를 던지는 것은 그동안 연정내에서 사회당과의 정책차이로 겪은 고통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는 점과 자민·사회당연합이 불가능하다는 확신속에서 사회당을 「길들이려는」계산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여차하면 야당으로 돌아가겠다는 각오도 하고 있다.자민·사회당이 연합해 연정하게 되면 자민 보수세력과 사회당내 우파가 반발,당을 뛰쳐 나올 가능성이 크므로 이때 일거에 정계를 개편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으로 볼때 우여곡절은 겪겠지만 사회당 연정복귀의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사회당이 그래도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비자민연정이기 때문이다.
이제 자민당과 사회당은 과거의 체질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당으로 태어나야 한다는 것이 여론이다.자민당과 사회당은 냉전종식과 함께 역사적 사명을 다한 관계로 분열돼 헤쳐모여식 정계개편의 와중에 있다.앞으로 두세차례 선거를 통해 현재의 다당제가 보수양당제 또는 보수양당및 사민·리버럴세력으로 3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동경=이석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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