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시민.기업.단체.관청 고통분담 不法에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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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교통대란을 시민의 힘으로 극복하자」-.
시민들의 성숙한 질서의식과 인내심,民官의 단합된 노력이 불법파업으로 빚어진 사상 초유의 교통대란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고있다. 지하철까지 파업에 가담한 24일부터 서울시내는 일종의 교통공황이 우려됐었지만 시민들의 자발적 승용차 카풀이 크게 늘고 기업.단체등이 출.퇴근 버스를 지원하고 나선데다 경찰의 적극적인 승용차 함께타기운동등 시민.기업.단체.관청의 입 체적인노력으로 큰 혼란없이 질서가 잡혀가는 모습이다.
당초 우려되던 지하철 승객들의 기관사폭행.무임승차.새치기등 무질서를 거의 찾아볼수 없는 것은 물론,도심 진입로의 혼잡지역에서도 대다수 승용차 운전자들이 교통경찰의 지시에 적극적으로 따라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서울양천구 목동.노원구 상계동등 아파트 밀집지역과 구로동등 공단지역에서는 출근길 승용차 운전자들이 버스 정류장등에서같은 방향 사람들을 태워주는 흐뭇한 장면들이 곳곳에서 연출되고있다. 평소 노원구 중계2동~충무로까지 지하철 4호선으로 출근했던 朴七俸씨(회사원.40)는『거리에서 발을 동동거리다 출근방향이 같은 이웃의 차를 얻어탄뒤 계속 함께 출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金容得 카풀중계센터사장(37)은 『평소 하루 20여건정도이던 카풀 중계요청이 지하철 파업이후 1백20여건으로 6배이상 급증했다』며『차 함께타기 운동에 동참하는 운전자들이 크게늘어 중계에 어려움이 없고 카풀센터에 신청하지 않는 자발적 승용차 함께타기는 헤아릴수 없이 많다』고 말했다.
經實聯은 24일부터 기업.사회단체등에『카풀제도에 동참하자』고촉구하고 있고 현대그룹의 경우 23일부터 서울지역에서 운행중인출.퇴근버스 52대를 개방해 방향이 같은 일반인들도 누구나 탈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역단체들이 무상으로 시민수송용 차를 대여하고 아침마다 자기차를 몰고나와 시민을 수송하는 자영업자가 있는등 성숙된 시민의식도 갖가지 형태로 표출되고 있다.
서울성북구에 있는 교회.중소기업.자영업자들은 23일 오전부터대형버스 4대,승합차 1백24대등을 구청에 무상으로 제공,성북구 주민들의 출.퇴근길 돕기에 나서고 있다.24일 오전 서울성북구 경동고 입구~신설동역까지 자신의 승합자로 출근길 시민들을수송한 朴正文씨(52.식당운영)는『이웃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걸보고만 있을수 없어 아침장 보던 시간에 수송에 나섰다』고 했다. 서울시측은『차량 제공은 물론,운전까지 해주는등 일반시민.단체로부터 서울시내 22개 구청에서 총1천1백18대의 승합차를 제공받아 출.퇴근길 시민 불편을 크게 덜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관청직원등 공무원의 노력 역시 교통대란 극복에 큰 힘이 되고있다.서울경찰청은 전경 수송용 경찰버스 1백57대를 동원,구로.오류역등 21개 지점에 배치해 날마다 5천여명의 시민들을 태워주고 있다.일선 구청.동사무소 직원들도 새 벽부터 출근해 지하철 표를 역무원 대신 팔고 정류장 교통질서유지에 나서는등 혼란 방지에 전력이다.
〈表載容.朱宰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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