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지하철노사 성의 부족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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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金演煥노조위원장과 韓眞熙사장을 포함한 서울지하철공사 노사양측교섭대표들은 23일 오후8시40분 다섯번째 실무협상을 위해 머리를 맞댔으나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 것은 불과 5분만이었다.
『기본급 인상률 3%를 고집하는 한 더 이상 협상은 필요없습니다.』 『총액기준 11만7천원의 인상안을 거부한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협상테이블에 앉은 양측 대표 22명은 앞선 10차례의 임금교섭과 마찬가지로 협상 10개항목의 첫번째인「기본급인상」에서 막혔다.이날 오후2시30분 첫 회의 시작 30분만에 정회를 가진 양측대표들은 협상의 난항을 직감이라도 한듯『양측 이 대표 4명씩으로 실무소위를 구성해 회의를 진행한뒤 본회의를갖도록 하자』고 합의한뒤 곧바로 실무협상에 들어갔다.
『정부의 임금가이드라인 3%에 안전봉사수당 5만원을 기본급화하겠다』는 공사측의 협상안에 노조측 대표들은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뿐이었다.
『수당과는 별도로 14.5%(7만원)기본급 인상이 실현되지 않는한 협상은 어렵다』는 것이 노조대표측의 한결같은 주장이었다. 네차례의 정회를 거치면서 7시간여동안 진행된 마라톤협상 막바지에서 공사측이 급식보조비 7만5천원을 통상임금화 하겠다는 협상안을 갖고 들어왔으나 노조측은 이미 협상보다는 파업쪽으로 방향을 잡은듯 곧바로 회의장을 나갔다.오후8시40분 4차실무협상이 끝나자 노조측은 갑자기 조합원들과 함께 기지를 나가야한다며 삐삐번호를 적어주고 협상테이블을 떠나고 말았다.
애써『협상이 결렬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하는 공사측 대표들 또한 삐삐번호를 최후「핫라인」으로 표현하며 조합원들을 뒤따라 기지를 떠나가고 말았다.파업시한으로 정한 24일 오전4시가 가까워 오도록 노조측의 연락이 없자 공사측은 건네받 은「핫라인」을 통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감감무소식 이었고 결국 파업으로 결론나고 말았다.
파업시한을 6시간씩이나 남기고도 회의장을 등진 노사양측에게선파업을 피해보자는 최소한의 노력마저 엿보기 어려웠다.
〈金鴻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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