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협/전지협/전노대/미묘한 입장차/투쟁목표 어떻게 다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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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합법단체 인정·철도노조 무력화 목표/전기협/올 임금가이드라인 3% 깨는데 초점/전지협/제2노총 설립위해 「현실적 접근」 희망/전노대
지하철·철도파업과 관련,연대투쟁을 내세우고 있는 전기협·전지협·전노대등 3개단체가 사태전개과정에서 미묘한 입장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세단체는 총론에서는 한목소리지만 각기 다른 입지와 투쟁일정을 가지고 있어 개별 사안에 대한 각론은 이를테면「한지붕 세가족」.
법외단체인 전기협은 임금인상보다 기존의 철도노조를 무력화시키고 실질적인 교섭의 주체로 인정받는 쪽에 주력하고 있다.
전기협은 철도노조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변형근로제 완전철폐·해고자복직등을 요구하며 비타협적 투쟁을 전개했고 결국 공권력 투입으로 인한 대량 연행사태를 겪은 끝에 가장 먼저 파업에 돌입했다.
서울지하철공사노조·부산교통공단노조를 정식산하단체로 하고 전기협을 참관단체로 해 올해 3월 결성된 전지협은 전기협과는 조금다른 입장이다.전지협의 정식멤버인 지하철노조는 전공무원에게 적용되는 임금인상 가이드라인 3%를 깨는데 노사협 상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전기협과는 달리 합법노조의 지위를 확보한 상태여서 임금인상외의 다른 목표는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따라서 두단체가 전지협차원에서 공동파업을 결의했지만 끝까지 전기협과 일사불란하게 움직일지는 의문이다.
전지협을 산하단체로 품고 있는 전노대는 전기협과 지하철노조의 투쟁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지만 끊임없이 노동계 전체에 미칠 이해득실을 계산해가면서 투쟁수위를 조절해야 하는 입장이다.
노노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전기협과 철도노조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교섭팀을 구성할 것을 제의하는등 사태해결을 위해 현실적인 접근방법을 취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올하반기에 제2노총건설준비위를 발족시켜야 하는 전노대로서는 국민들 에게 현재의 노총을 능가하는 신뢰감을 심어주어야하며 이를 위해서는 이번 사태가 합리적으로 해결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것이다.〈이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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