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1825년 건국한 인구 750만명 貧國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5대양 6대주를 아우르며「해가 지지 않는 나라」를 이룩했던 대영제국이 몇번이나 집어삼키려다 끝내 실패하자 화풀이로 세계지도에서 지워버렸다는 나라.늘 마약과의 전쟁을 부르짖지만 정작 마약꾼들이「바른 생활」을 시작하면 국가경제가 흔들 리는 나라.
1825년 건국이래 1백60년동안 무려 1백80여차례나 쿠데타를 겪는등 쿠데타 치다꺼리에 여념이 없었던 나라….
그것이 바로 한국이 월드컵16강으로 가는 외나무다리에 버티고선 볼리비아다.험준한 안데스산맥에 얹혀 있는 볼리비아는 면적이남북한의 5배(1백9만8천여평방㎞)나 되지만 인구는 7백50여만명에 불과한 빈국(1인당GNP 약7백달러).
그러나 구름위에 떠있는 듯한 하늘아래 첫 호수 티티카카호(해발 3천8백여m)의 아름다움을 흠모하는 세계각국 관광객들이 일년내내 줄을 잇는다.
축구역사도 들쭉날쭉.클럽팀 3백5개,등록선수 1만5천2백여명으로 저변은 탄탄하지만 월드컵과는 인연이 멀었다.34년(1회)과 50년(4회) 본선무대에 얼굴을 내밀었다가 3게임에서 단 한골도 넣지 못하고 16골이나 먹었다.그후 63년 아메리카배를차지하는등 반짝기미를 보였으나 월드컵에 관한한 브라질.아르헨티나.우루과이등 이웃나라들에 본선진출권을 쥐어주는 「밥」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볼리비아축구가 본격적으로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78년 장관출신의 롤란도 아길레라가 마약.폭력등 범죄늪에 빠져드는 청소년들을 계몽하기 위해 산타크루스에 다우이치축구학교를 열면서부터.6~14세 소년들을 받아들여 축구를 가르친뒤 14~20세때재목을 고르는 이 학교는 그동안 13개 클럽팀을 거느리는 축구사관학교로 성장,1백61명의 프로선수를 배출했다.볼리비아가 이번대회 지역예선서 브라질.우루과이등 강호를 연파하고 본선진출권을 따낸 것도 에체베리등 다우이치졸 업생 7인방 덕분이었다는 평가다. 〈鄭泰守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