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紀末영화 노스트라다무스.펄프픽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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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의 삶을 담은『노스트라다무스』와 그가 예언했던 世紀末적 풍조를 현대 도시의 뒤엉킴에서 드러내는『펄프픽션』(대중소설)이 다음달 개봉된다.
호암아트홀에서 7월2일 선보이는『노스트라다무스』는 중세의 음산한 돌집과 우중충한 램프,희미한 실험실이 화면을 압도하는 세트미술이 압권.
무시무시한 예언 때문에 다소 왜곡돼 있는 그의 정체를 이 영화는 탐구욕에 불타며 책임에 충실한 가장이자 좋은 이웃,과학자의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펄프픽션』은 7월중순 개봉예정으로 현대도시의 뒷골목에서 배어나오는 진한 상실감과 우수를 어두운 화면 안에 감추고 있다.
『노스트라다무스』를 감독한 로저 크리스티안은 현대인에 대비되는 고대의 영웅들에게서 드라마틱한 전형을 찾는다.깊이 있고 섬세한 영상미에 특히 신경 쓴 그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다.
반면『펄프픽션』의 감독 틴 타란티노는 극적인 영화장면을 현대문명의 아웃사이더들에게서 찾는다.영상에 세세한 의미를 담아내려는 노력은 전작『저수지의 개들』에서 보였던 것과 같다.
『노스트라다무스』가 한 사람의 탁월한 모습에 초점을 맞추었다면『펄프픽션』은 등장하는 배우들(존 트라볼타.우마 소멘.하비 키텔.브루스 윌리스등)의 중량에서 알수 있듯이 밀알이 된 영웅의 잠재력에 경도돼 있다.
『펄프픽션』이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했던 인간정신의 해이함과 현대의 각종 부조리를 풍자적이고 시니컬하게 그리고 있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노스트라다무스』전편에 흐르는 숙명주의와 신비주의는 똑같이『펄프픽션』에도 적용된다.
〈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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