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마을에 호텔 못잖은 시설 … 아파트의 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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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입주가 한창인 광주시 북구 동림동 ‘우미 린’아파트(823가구).

광주시 북구 동림동 ‘우미 린’ 아파트의 실개천에서 어린이들이 물장난 등을 하며 놀고 있다. [사진=프리랜서 장정필]

단지 한 가운데 정자를 두고 양 옆으로 20여 m 실개천이 흐른다. 줄 지어선 소나무 사이로 산책로가 나고 등나무 의자들이 놓여 있다. 곳곳에 놓인 청동 조각작품도 눈길을 끈다. 소나무 길과 화단은 밤에는 조명이 켜져 낮과 또 다른 운치를 즐길 수 있다. 건물 외벽도 1~3층은 대리석으로 고급스럽게 꾸몄다. 헬스장·골프연습장·에어로빅실·클럽하우스 등을 갖춘 넓이 800㎡ 휘트니스센터의 대형 유리창 너머로는 5m 높이의 벽 천이 흐르는 광장이 눈에 들어온다.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에 맞춰 앞 마당을 공원처럼 꾸미고 호텔 못지 않은 부대시설을 갖춘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를 두고 건축설계사 강신(43)씨는 “아파트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최근 완공하거나 새로 짓는 아파트들은 대부분 주차장을 지하에 배치하고 엘리베이터가 지하까지 내려간다. 지하 주차장은 자연 채광도 하고, 각 동으로 들어서는 문을 백화점처럼 대형 자동 유리문로 처리하고 있다.

 지상에는 대신 분수·실개천·조각상 등이 어우러진 공원을 배치한다.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 한신 ‘휴 플러스’(1236가구)는 조경을 물·나무·하늘·바람이 잘 어울린 동양화처럼 했다. 곳곳에 분수대· 실개천을 두고 야외 퍼팅장과 익스트림 스포츠시설도 설치했다.

 광주시 남구 주월동에 들어서는 ‘피오레 팰리스타운’(274가구)은 곤충 등을 주제로 정원을 다채롭게 꾸민다. 또 바닥이나 벽면 등에 피카소·모네·다빈치 같은 유명 화가의 작품을 본 뜬 모자이크 타일을 부착, 갤러리 분위기를 연출한다.

 광주시 광산구 운남동 ‘하우스토리’(408가구)는 동 사이를 개선문 형태의 고풍스런 회랑으로 연결한다. 동물상 같은 조형물로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어린이 복합놀이공간도 만든다.

 ◆호텔 못지 않은 부대시설=휘트니스센터가 국민주택규모(전용면적 85㎡, 32평형) 아파트에도 설치되고, 대형 아파트는 운동기구를 다양화하고 마감재를 고급화하는 추세다.

 광주 피오레 팰리스타운은 130㎡의 상가를 입주민 전용 병원용으로 주민들에게 내 준다.전세금만큼 주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청소·세탁·육아 돌보기 같은 가사대행 사무실도 마련한다. 이 아파트 시행업체인 ㈜나우의 박병욱 이사는 “가사대행 전문 용역회사에 맡겨 호텔급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앞으로 맞벌이 부부 등의 수요를 감안해 단지 안에 식당을 둔 아파트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일건설은 군산시 수송동에 짓고 있는 ‘오투그란데’(1380가구)에 영어마을을 둬 원어민 교사를 초빙, 입주민 등에게 무료로 영어교육을 해 줄 계획이다.

 광주시 북구 운암동 ‘코아루렉시안’(202가구)은 외부에서 휴대전화로 집 전기·가스·출입문을 작동하는 홈 네트워크가 지하 주차장과도 연결돼 자기 식구의 차량이 진입하면 개별 인식해 집으로 통보해 준다.

 주부와 아이를 위한 맞춤형 아파트 설계도 늘었다. 광주 하우스토리는 자녀 방 디자이너를 두고 상담을 통해 별도 계약한다. 또 가변형 벽체를 사용, 거실을 특별히 넓게 만드는 등 다양한 공간 연출이 가능하다.

 전주시 송천동 솔파크(860가구)는 창문을 열지 않고도 외부의 바람을 유입시킬 수 있는 첨단공기순환시스템을 채용한다.이 시스템은 각 방마다 급·배기를 할 수 있도록 입주자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장대석·천창환 기자
사진=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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