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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휘의 강추! 이무대!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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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호 21면

1996년 유네스코 산하 기구인 국제무용협회(CID·Conseil International de la Danse)의 한국본부(회장 이종호)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2년 뒤 이 한국본부는 ‘시댄스’라는 이름으로 무용축제를 주최하기 시작했다. 올해로 10년. 우리나라 무용예술의 오늘을 시댄스를 빼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무용은 전 예술 장르를 통틀어 관객 기반이 가장 취약하고 폐쇄적인 분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현대무용’은 꽤 예술을 사랑하고 즐긴다는 사람들에게도 어쩐지 다가서기 쉽지 않은 마지막 미개척 보루다. 그래서 10년을 밀고 온 시댄스의 뚝심과 그간의 노력은 더욱 값지다. 올해도 어김없이 시댄스가 엄선한 국내외 훌륭한 작품들이 서울 곳곳에서 공연된다. 이해하려 하지 말고 느껴 보시라. 느낌을 가지기에 좋은 계절, 가을이 깊어간다

이탈리아 ‘국립 아테르발레토 무용단’
10월 4일(목) 오후 8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스케일이 큰 조형미, 관능적인 움직임이 매력적인 단체다. 이번 축제의 개막작으로 예술감독 마우로 비곤제티의 지휘 아래 ‘바흐 예찬’과 ‘로시니 카드’를 선보인다. ‘바흐 예찬’은 작곡가 제바스티안 바흐 서거 250주년을 기념해 만든 작품으로 ‘골드베르크 변주곡’ ‘파르티타’ 등 바흐의 음악세계를 무대 위에 움직임으로 형상화했다. 또 다른 작품 ‘로시니 카드’는 역시 로시니의 음악을 이용해 카드의 이미지들을 인상적으로 표현해 낸다.

한국, 어머니의 춤
10월 18일(목) 오후 8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호남 ‘민살풀이’로 이름난 두 명인의 춤을 볼 수 있는 귀한 자리. 우리 전통예술을 발굴하고 무대화하는 데 큰 기여를 해온 기획자 진옥섭씨가 시댄스와 협력해 만든 무대다. 조갑녀 명인은 광주 지역을 풍미하던 한진옥의 제자로서 ‘마치 기둥처럼 박힌 발디딤새를 뽑아보고 싶을 정도로 무겁다’는 평을 듣는 명인. 김창윤에게 승무, 김백용에게 정재춤을 사사한 장금도 명인은 느리게 흐르는 가운데 잦은 움직임을 가진, 또 한 명의 호남 ‘민살풀이’의 마지막 계승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빈센트 만추이 무용단’
10월 20일(토) 오후 6시, 호암아트홀

빈센트 만추이는 유럽과 북미에서 아프리카 무용을 새롭게 주목하게 만들었던 무용가로 2006년 시댄스 무대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신성한 모래’ ‘포크와니’라는 작품으로 1년 만에 한국 관객들과 다시 만난다. 그는 주술사인 어머니에게서 배운 아프리카의 의식과 전통 춤에 현대무용, 인도와 인도네시아 전통 춤, 마이클 잭슨류의 춤까지 접합시켰다. 짐작할 수 있듯이 아프리카인의 피에 흐르는 놀라운 리듬감과 신비로운 움직임을 경험할 수 있다.

벨기에 ‘코퍼히에테리’
10월 13일(토) 오후 2시·5시, 10월 14일(일) 오후 2시 두산아트센터 Space111

어린이와 함께 볼 수 있는 작품. ‘코퍼히에테리’는 벨기에의 대표적인 어린이를 위한 공연 전문 집단으로 이번 공연 작품은 ‘숲 속으로’다. 갑자기 사라져버린 엄마와 아빠, 한 소년이 어둠 속 텅 빈 공간에 홀로 남는다. 소년 앞에 펼쳐지는 이상한 숲 속 나라. 독특한 움직임, 역동적인 빛과 음악은 말로 풀어내는 연극과는 또 다른 방향에서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맘껏 키울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최정휘씨는 다양한 무대를 꾸미는 공연기획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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