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스페인전 국민에 용기”/김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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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방북은 매우 흥미롭고 충만한 여행”/카터/청와대회동 이모저모
김영삼대통령은 18일낮 청와대에서 3박4일간의 북한방문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카터전미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하며 방북결과등을 설명들은 뒤 북한핵문제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대통령은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당초 예정시간보다 30분 늦은 이날 낮 12시쯤 청와대에 도착한 카터전대통령 내외를 본관2층 접견실 입구에서 맞아 이날 오전에 있었던 월드컵축구 한국대 스페인의 경기등을 화제로 잠시 환담.
김대통령은『이번에 아주 바쁜 여행을 했는데 피곤하지 않았느냐』고 인사말을 건넸으며 카터전대통령은『매우 흥미롭고 대단히 충만한 여행이었으며 어젯밤 충분히 잠을 잤다』고 대답.
김대통령은『오늘 우리 국민들 과반수 이상이 스페인과의 월드컵축구경기를 보았고 나도 보았지만 우리팀이 4강정도 되는 스페인에 처음 두골을 먹었으나 마지막 10여분 동안 두골을 넣어 비겼다』면서『사실상 이긴 경기나 다름없는 훌륭한 경기여서 국민들이 흥분하고 좋아하고 있다』고 설명.
김대통령은 카터전대통령이『축하한다』고 인사말을 하자『오늘이 토요일이라 우리나라사람 거의 대다수가 저녁때 축배를 나눌 것같다』면서『실제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고 거듭 강조.
이에 카터 전대통령은『핵문제를 포함해 국제적으로 중요한 문제들도 축구경기에 비하면 중요하게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고 말했으며 김대통령은『운동 경기는 어떤 예술 보다도 말로 하기 어려운 멋진 장면을 연출하는데 이번 경기가 우리 국 민에게 용기와 꿈을 심어주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화답.
김대통령과 카터전대통령은 접견실에서 환담을 나눈뒤 본관2층 백악실로 자리를 옮겨 양식으로 오찬.
이날 오찬에는 우리측에서 손여사와 한승주외무장관,박관용청와대비서실장,정종욱외교안보·주돈식공보수석이, 그리고 카터전대통령측에서 로절린여사,매리언 크리크모어 카터센터소장,레이니 주한미대사및 카트만 주한미공사가 배석.
회동이 끝난뒤 주수석은 김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수락의사를 김주석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이냐는 질문에 『카터전대통령이 메시지를 갖고 온 만큼 어떤 식으로든 김대통령의 확답을 전달하지 않겠느냐』면서『김대통령이 김주석 제의를 수락한 만큼 앞으로 어떻게 진전될지 두고 보자』며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
주수석은 김주석의 이같은 제의를 너무 즉각적으로 수락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김대통령이 그동안 여러차례 얘기해왔고 그에 대한 북한의 대응이 있을 경우에 대비,여러가지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즉각적인 수락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강조.〈김현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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