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선수들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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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성근 감독이 승리투수가 된 레이번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김성근 SK 감독은 “오늘은 한잔 마셔야겠다”며 웃었다. “감독님 사랑해요”라고 외친 팬을 향해서는 모자를 벗고 손을 흔들었다. 자신의 아들이자 SK 전력분석팀장인 김정준 과장과도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신영철 사장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성근 감독=오늘 경기는 힘들지 않았다. 여기까지 오는 게 힘들었다. 우리가 이겨도 두산이 계속 따라오니 매일 새벽 2~3시까지 잠을 못 잤다. 이제 좀 편해진 것 같다. 선수들이 이 정도로 잘해줄지는 나도 생각하지 못했다. 선수 전체가 이겨야 한다는 목적의식이 분명했다. 나는 편안하게 야구를 했다. 한국시리즈에 어느 팀이 오더라도 다 좋은 팀이다. 큰 경기인 만큼 경기 외적인 분위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 2002년 LG가 한국시리즈에 갔을 때 선수들이 파도를 탔다.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시리즈에 대비해 제주에서 훈련할 예정이었는데 태풍 때문에 운동장 문제가 생겨 날짜와 장소까지 다시 조정해야 한다. 투수들은 시리즈 일정에 맞춰 3일 쉬고 던지는 연습을 시킬 계획이다.

▶신영철 사장=모두 정말 고생 많았다. 겨우내 그렇게 훈련을 많이 하는 걸 보고 나도 놀랐다. 그 결실을 본 것 같아 기쁘다. 올해 ‘팬 퍼스트, 해피 베이스볼’이란 슬로건을 내걸었는데 관중에게 많은 즐거움을 준 것 같아 행복하다.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하겠다.

▶박경완=이런 기분 오랜만에 느껴본다. 내일부터 한국시리즈 상대를 연구하겠다.

▶이호준=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쁘다. 2003년 때보다 더 부담이 있지만 왠지 잘될 것 같은 느낌이다. 한국시리즈 MVP가 되고 싶다.

▶이진영=좋은 수비 하나로 승리에 기여한 것 같아 더 기분 좋다. 그동안 두산 리오스에게 약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만난다면 되갚아주겠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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