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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 “해냈다! 정규리그 첫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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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창단 후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SK 선수단이 우승 기념 티셔츠를 입고 구단 깃발을 흔들며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SK 마무리 정대현이 LG 박경수를 삼진으로 잡아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 SK 선수들은 의외로 담담했다.

 창단 후 첫 우승. 선수들끼리 얼싸안고 환호하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할 줄 알았으나 그저 서로 손을 맞잡고 웃음을 나눌 뿐이었다. 상대팀의 홈 구장에서 너무 좋아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SK는 28일 잠실 원정경기에서 LG를 7-2로 꺾고 70승5무46패를 기록, 2위 두산과의 승차를 4.5게임 차로 벌리며 남은 5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2007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SK의 우승은 2000년 팀 창단 이후 처음이다. 조범현 감독 시절인 2005년 3위에 오른 것이 페넌트레이스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었다. 팀 역대 최다승이었던 70승(2005년)에도 어깨를 나란히 해 신기록 작성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시즌 초인 4월 14일 처음 선두로 나선 SK는 6월 20일 이후 157일 동안 1위를 뺏기지 않고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성근 SK 감독에게도 정규시즌 우승은 낯선 경험이다. 16시즌을 감독으로 지내면서 통산 932승을 거뒀지만 한국시리즈 직행은 처음이다. 현재 승률이 0.603으로 자신의 역대 시즌 최고 승률(0.586·1984년 OB)을 경신할 것도 유력하고, 1승만 더 올리면 97년 쌍방울 감독 시절 세운 한 시즌 최다승(71승)과 타이를 이룬다.

이날 승부처는 4회 말과 5회 초였다. 4회 말 LG는 박용택의 솔로홈런으로 0-0 균형을 깼고, 1사 2루 찬스를 이어가며 상승세를 탔다. 이때 SK 우익수 이진영과 김성근 감독이 찬물을 끼얹었다. ‘국민 외야수’ 이진영은 LG 조인성의 홈런성 타구를 펜스 앞에서 점프해 잡아냈고, 김성근 감독은 조인성의 플라이 때 3루로 달린 2루 주자 최동수가 2루 베이스에서 발을 너무 일찍 뗐다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선수들의 정신을 다잡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었다. SK는 추가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고, 곧바로 LG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역전을 만들었다.

5회 초 LG 유격수 권용관과 1루수 최동수가 연속 실책을 범해 무사 1, 3루가 됐다. 이때까지 잘 던지던 LG 선발투수 정재복이 흔들리는 기미가 뚜렷하게 보였다. 박재상은 우익수 옆을 지나 펜스까지 가는 2루타로 간단히 동점을 만들었고, 조동화의 2타점 적시타로 3-1로 앞서갔다. SK 타선은 이후 ‘나사가 풀린 듯한’ LG 수비를 유린하며 6회에 1점, 7회에 3득점하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광주에선 KIA가 현대를 8-2로 눌렀다. 최희섭(KIA)은 현대 투수 김수경을 상대로 2회에 2점, 4회에 3점 홈런포를 쏘아 올려 국내 무대 첫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6회 적시타로 1타점을 추가한 최희섭은 6타점으로 자신의 1경기 최다 타점 기록도 세웠다.

신동재·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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