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축구>무실점의 골키퍼 伊 쳉가 517분대 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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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한국월드컵 대표팀이 출국하기전 청와대 오찬에서 金泳三대통령이崔仁榮골키퍼에게 『자네가 골만 먹지않으면 이길수 있다』고 말해폭소가 터진 일이 있다.
정확히 말하면 골을 안먹으면 최소한 비기므로 그만큼 GK의 역할은 중요하다.
월드컵무대에선 수많은 명GK들이 활약했다.
특히 이번 94미국월드컵에서는 50년대에 활약한 舊소련의 전설적인 GK 야신을 기리기위한 「야신컵」이 신설돼 어느 대회보다 GK에 대한 관심이 높다.
GK의 최대명예는 바로 무실점기록.
역대 월드컵 최장시간 무실점기록은 90이탈리아월드컵에서 무려5백17분이나 실점없이 버틴 이탈리아의 월터 쳉가가 갖고 있다. 쳉가의 기록은 66영국월드컵에서 잉글랜드의 피터 실튼이 수립한 5백분 무실점기록을 24년만에 깨뜨린 것이다.
쳉가는 예선부터 8강전까지 오스트리아.미국.체코.루마니아.아일랜드전등 5게임에서 단 한골도 허용치않는 철벽수비를 자랑했다. 쳉가는 아르헨티나와의 준결승전에서 후반22분 한골을 허용,전경기 무실점이라는 대기록 수립엔 실패했으나 이 기록만해도 야신,영국의 뱅크스,독일의 마이어,이탈리아의 디노 조프등 당대 최고의 수문장들도 엄두를 못낸 대기록이다.
전문가들은 소속팀이 최소한 준결승에 진출했을 경우에만 기록경신이 가능한 만큼 당분간 이 기록을 깨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 역시 내로라하는 쟁쟁한 수문장들이 기록에도전하고 있어 또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독일의 일그너,브라질의 타파렐,아르헨티나의 고이코체아등이 가장 가능성 높은 GK들로 손꼽힌다.
그러나 일그너는 노장 쾨프케와 주전 경합을 벌이고 있고 타파렐은 브라질이 수비보다 공격에 치중하는 플레이를 펼치기 때문에무실점 기록작성에는 불리한 입장이다.
고이코체아는 아르헨티나팀이 역대 최약체여서 부담을 안고 있다. 개인적인 능력만으로 보면 역시 멕시코의 캄포스,스페인의 수비사레타,아일랜드의 패트 보너가 이들보다 나은 것으로 평가받지만 소속팀이 준결승이나 결승까지 진출할 가능성이 적은게 흠이다. 〈孫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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