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에 UR조기비준 움직임 6월 政局 불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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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어차피 맞을 매면 빨리 맞는게 낫다.』 우루과이 라운드(UR) 협상결과인「세계무역기구(WTO)설립 협정」가입비준 동의안을 놓고 정부와 民自黨내「조기 국회 처리론자」들이 하는 넋두리다.그동안 국회통과 시기를 놓고 고심하던 정부는 16일 차관회의에서 WTO 가입동의안을 처 리,국무회의를 거쳐 22일 국회로 보낸다는 일정을 내놓았다.그리고『이 동의안의 국회제출은 곧처리를 의미하는 것』(朴範珍 民自대변인)이라는 얘기처럼 6월말소집될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킬 방침이다.그러나 民主黨이 펄쩍 뛰고 있어 6월국 회는 여야간 격돌과 파행을 예고하고 있다.
타결을 앞둔 여야총무간의 국회법협상이 17일부터 당장 꼬이고있다. 때문에 民自黨은 朱燉植청와대대변인이 16일오전 동의안의국회 제출을 발표한데 대해『아는바 없다』(李漢東총무)는 반응에서 나타나듯 못마땅해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와 黨의 이런 사전조율 부족에도 불구하고『그간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조기 처리를 주장하는 의견이 많았다』(朴範珍대변인)는 고백에서 볼때 6월 강행 통과는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그동안 與圈은 6월 임시국회,9월 정기국회,내년 3월 국회등 세가지 처리시기를 놓고 손익계산서를 짜보았다.우선 사안의 정치적 민감도와 비중으로 보아 날치기 통과라는「파행의 시나리오」를 피할수 없다는 전제아래 저울질했다.
그 결과 WTO비준안을 9월 정기국회로 넘기면 연례적인 날치기 쟁점인 예산안과 추곡수매까지 묶여져 정기국회가 소화불량증에걸린다는 판단을 내렸다.4대 지방선거(95년6월)를 앞둔 내년봄 처리는 야당측에 정치적 무기를 제공할 우려가 있다는 정치적고려에 따라 일찌감치 제외되었다.
『농민들도 UR협정을 전면 부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다』(朴範珍대변인)는 판단처럼 야당의 대안없는 반대는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는 판단도 조기처리 결정에 작용했다.
지난14일 발표한 대규모「농어촌발전계획」에다 올해분 농어촌특별세 3천4백8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일괄통과시키면 농민들의 반발을 무마할 수 있을 것으로 여권은 기대하고 있다.
결국 尙武臺등 골치아픈 사안을 개별 처리하기보다 UR까지 합쳐 6월 국회의「용광로」에 집어넣는 정국구상의 윤곽이『16일 金泳三대통령과 金鍾泌대표 회동에서 잡힌 것으로 알고있다』고 한당직자는 익명으로 전했다.
그러나 야당은『북한핵과 월드컵에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를 선택한 것은 묵과할수 없다』(朴智元대변인)며 단호한 저지입장을 밝히고 있다.안보 분위기와 脫정치 체육행사,여름 휴가철등에 편승한 날치기 전략이라는 야당의 반발도 民自黨 에는 부담이다.이로인해 6월 국회는 院구성(국회의장.상임위원장 선출)부터차질을 빚을지도 모른다.
〈朴普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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