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생활새풍속>14.건강食도 개성시대-자기만의 補助식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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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아침식사는 생알로에 한조각과 생수 한컵,점심은 가능한 한 채식으로,저녁은 무엇이든 다양하게 먹되 양은 적게.」 B증권 영업부장 林祐澤씨(36)의 건강식이다.
3년전 갑자기 60㎏이던 몸무게가 70㎏으로 늘면서 쉬 피로해졌다.평소 잘 아는 한의사 친구를 만나 문의했더니 체질에 맞게 간단한 식사를 하라고 했다.
『큰 효과를 봤다기 보다 심리적으로 건강식을 하고 있다는 믿음이 있어선지 한달만에 체중이 3㎏정도 빠졌고 요즘은 피로하지도 않아요.고혈압도 나아진것 같고.식생활을 바꾼 뒤부터는 뭔가달라진것 같아요.』 부산시 동래구 온천동 朴成植씨(38.상업)의 아침식사는 부근 식당에 들러 먹는 황소개구리탕 한그릇.최소한 1주일에 3일정도는 이곳에 들러 개구리맛을 본다.가격은 그릇당 3천5백원.
『2년전부터 먹기 시작했는데 이후 감기 한번 걸린적 없고 피로도 없는것 같아요.처음엔 혐오식품이라 상대도 않던 아내와 두아들도 이제 주말이면 꼭 한그릇씩은 먹을 정도가 됐죠.』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서 너도나도 건강식에 관심을 갖는 시대.그러나여기에도 다양성이 있고 개성이 있다.물론 실효성이 있느냐는 둘째문제다.
지난해 서울백병원 가정의학팀이 건강검진센터를 찾은 6백31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개소주.흑염소등 건강식품을 먹어봤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75%였다.
건강식품의 종류도 엄청나다.92년 7월 보사부가 건강보조식품으로 규정,사전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품목은 효소식품등 22개.
그러나 요즘 시중에서 판매되는 건강식품은 줄잡아 3백여종.상품화되지 않고 개인이 만들어 먹는 것까지 합하면 1 천가지가 넘는다는게 보사부 추산이다.
현재 롯데백화점 본점 건강식품코너에는 1백여가지,신세계에는 1백30여가지의 건강식품이 판매되고 있다.달팽이 엑기스와 자라정제가 있으나 찾는 사람은 1주일에 한명정도에 불과하다.이른바혐오 식품에 대한 무관심이다.
『게르마늄이나 상어알 식품등 매장에 없는 특이한 것을 찾는 손님이 하루에 3~4명은 됩니다.그러나 뱀이나 사슴피.도롱뇽알같은 징그러운 것을 찾는 손님은 아예 없어요.』 롯데 매장 종업원의 말이다.
서울 동대문구 창신동에 있는 ㈜보생.서울에서는 드물게 붕어즙을 파는 회사다.2~3년 전까지만해도 회원이 수백명에 달해 붕어즙이 없어 못팔았지만 요즘은 회원이 80명 정도에 불과하다.
고단백질에 칼슘성분까지 풍부해 간장에 좋다고 소문 이 나 있는데도 어쩐지 손님이 예전 같지 않다는 종업원의 진단.
『효과를 본사람만 계속 연락하고 효과가 나지 않으면 더이상 먹지 않나봐요.몇년전엔 무조건 먹고 보자는 식으로 달려들었는데….』 국내 프로야구선수중 에이스급에 속하는 S모 투수는 2년전까지 동계훈련이 끝나면 오소리 한마리에 한약을 섞어 고아먹었다.가격은 60만원대이지만 지금은 오소리를 구할수 없어 못먹는다고.어깨 통증도 없어지고 기력도 회복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는게 그의 말이다.
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건강원의 단골메뉴였던 토룡탕(지렁이)과 굼벵이는 이제 찾아보기 힘들고 개소주.흑염소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나 찾는 사람은 5년전의 10%에도 못미친다.농촌진흥청에서 20년이 넘도록 식품영양을 연구한 李동 兌박사(61)의 건강식은 한마디로「골고루」먹는 것이다.
『우리집 식단은 끼니때마다 최소 10가지 이상의 반찬이 올라옵니다.그리고 모두 맛보며 식사를 하죠.이것보다 더 좋은 건강식은 없어요.』 李박사는『특정 영양가가 많은 식품을 집중적으로섭취할 경우 신체에 영양 불균형이 일어나 면역기능을 약화시켜 오히려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崔熒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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