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생수병 휴대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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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거리에 생수 휴대바람이 불고 있다.생수병을 사들고 다니거나 아예 집에서 물을 끓여 식혀 통에 담아 휴대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몇년사이 잦은 물파동으로 수돗물,특히 마실물에 대한 불신감이 생긴데서 비롯된것으로 보이는 이 바람은 작년 초여름께부터 주로 梨大등 신촌일대,대학가 주변에서 볼수있었는데 올해에는특정연령.직업을 가리지않고 보편화하고 있는 것.
이대입구 백조식품의 경우 더운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생수판매량이 작년 이맘 때에 비해 거의 8~10배 이상으로 늘어 하루 평균 작은병(5백㎖.3백50원)짜리 4~5박스(80~1백병)가팔리고 있다.중형(8백㎖.5백원),대형(1천㎖. 8백원)에 비해 휴대하기가 간편한 소형이 많이 나간다는 것이다.
이 가게를 운영하는 成樂姸씨(53.여)는 『아마 이대생들의 50%정도는 물병을 가지고 다닐거예요.대신 음료수 판매량이 대폭 줄고 있습니다.물장사가 제철이에요』라고 말한다.중구 명동에있는 제일백화점 물통 취급 매장의 경우도 예년에 비해 5배가량더 팔리고 있는데,특히 바이오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한다.
물통을 휴대하는 원인은 주로 수돗물에 대한 불신때문.수돗물에서의 중금속 검출,음용수 허용기준에 미달되는 약수터물,생수에서의 세균 검출사실등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일반인들의 물에 대한 불신이 커진 때문.수돗물을 끓이지도 않고그대로 마 시는 것이 어쩐지 꺼림칙하게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대철학과 3년생인 都承連양은 가끔 집에서 차를 얼려 물병에담아오기도 하지만 주로 구내매점에서 하루 소형 두병정도의 생수를 사들고 다니며 마신다.『올해들어 물을 가지고 다니는 아이들이 부쩍 늘었어요.우리과 50명중 30명정도는 될 거예요.칼로리가 전혀 없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고 청결하고 멋스럽기도 하잖아요.』 88년이후 매년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생수시장은 물파동이 요란했던 93년의 경우 약 30%의 신장세를 보였고 올해 연간 생수시장은 4백억원규모에 달하는등 호황을 누릴것 같다고 한국 광천음료협회 權泰鳳 사무국장은 전망한다.
〈逈康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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