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텔 청와대 큰마당 북핵관련 나라걱정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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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컴퓨터통신 하이텔의「청와대 큰마당」내「자유게시판」에는 북한의국제원자력기구(IAEA)탈퇴가 국민들에게 알려진 14일부터 앞날에 대한 불안감에서부터 정부에 대한 질타,난국 타개책에 이르기까지 온통 北核과 한반도정세를 둘러싼 여과없는 민심의 흐름으로 메워지고 있다.
시간대별로 추적해보면 14일 오전에는『…추측된다,예상된다는 식이 아닌 확실한 뉴스는 없느냐』,『정부가 미국등 남의 힘만 믿고 오직 제재만 외쳐 결국 우리만 딱한 처지가 됐다』는 등의답답하고 불안한 심정,시원스럽지 못한 정부정책 비판이 주메뉴였다. 그러나 오후부터는 광주일원에서 데모를 벌인 한총련 대학생을 상대로『이 판국에도 북한이 좋다면 북한 가서 살라』고 꾸짖는가하면『아! 이휘소박사님만 살아계셨다면 당장 비핵화선언을 포기,북한핵문제는 걱정거리도 아닌데…』라며 베스트셀러『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떠올리는등 한국내 현실을 돌아보는 쪽으로 돌아섰다. 이어 15일부터는『적이 완강히 반항할 때 공격하면 이겨도 피해가 커요.어차피 오래 버티기 힘든 북한의 물귀신 작전에 말려 자충수를 둘까 걱정입니다』,『자국내에 총알 하나 떨어지지 않게 되어있는 미국과 이기든 지든 내부모.형제의 희 생을피할 수 없는 우리는 처지가 달라요.전쟁은 절대 안돼요』라며 냉정한 판단을 요구하고 있다.
또『역사에 남겠다는 공명심으로 국민의 희생을 감수하며 전쟁을통해 통일할 생각은 말라』는 대통령에 대한 직접충고,『전쟁나면막바로 자원입대하겠다』,『사재기나 도피성 해외여행 떠날 생각은집어치우고 각자 침착하게 제자리를 지켜 전쟁 열기를 태평양에 묻어버리자』는 호소등이 실렸는가 하면『청와대를 상대로 싸우는 우리에게 동료 대학생이 비판할 수 있느냐』는 한총련의 목소리도여과없이 실렸다.
그러나 13일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IAEA가 對북한 원조중단을 결의한 10일 6건을 제외하곤 IAEA-북한 핵연료봉교체회담 실패 선언일인 5월27일까지 하루 한건정도에 그쳐 평소 안보.핵문제를 그다지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분석됐다.
〈李己元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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