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博士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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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博士란 글자 그대로 「널리 알고있는 선비」를 말했지만 요즘에는 한 분야에 정통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학위의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博士는 본디 일종의 관직을 뜻했다.지식이 해박한 사람을 조정의 고문으로 삼았던데서 비롯되었다.
秦始皇은 많은 박사를 국정의 고문으로 데리고 있었다.통일한지8년이 지난 어느날,문득 자신의 위업을 과시하고자 성대한 잔치를 벌이게 되었다.이 자리에는 무려 70여명의 博士가 참석해 그의 공덕을 칭송하고 만수무강을 빌었다.
그런데 유독 儒學을 익혔던 淳于越(순우월)이라는 博士만은 진나라의 정치제도를 비판하고 나섰다.결국 이것이 발단이 되어 지식인을 대량으로 생매장시키게 되니 이것이 유명한 焚書坑儒(분서갱유)다.焚書坑儒사건은 결국 진나라의 멸망으로 이 어졌다.
이렇게 본다면 중국의 역사를 바꾼 것은 博士가 아닐까.우리나라나 중국이나 博士들이 배운 지식을 함부로 발설했다 하여 화를당한 경우는 수없이 많다.識字憂患(식자우환)이었던 것이다.
漢나라 때부터 博士는 지금처럼 각 분야의 전문가를 뜻하게 되었으며 당나라 때에 오면 전문직업을 뜻하기도 해 茶博士.酒博士까지 나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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