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買辦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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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買辦(매판)이라는 말은 본디 明나라때의 御用商人을 뜻하는 것으로 궁중에서 필요한 물품을 공급했던 사람들을 말했다.조선시대鍾路의 六矣廛(육의전)도 일종의 買辦이라고 할 수 있다.그러니까 官需品 조달업자였던 셈이다.후에는 조정의 물 품구매를 담당했던 관리들도 買辦이라 불렀다.
買辦이 좋지않게 인식된 것은 淸나라 후기 阿片戰爭(아편전쟁)이후부터다.이 전쟁에서 중국이 패함으로써 문호를 개방하게 되는데 그 틈을 타 서양의 자본주의가 물밀듯이 밀려 들어왔다.
일찍이 산업혁명을 통해 대량생산을 이룩한 서구 여러나라는 상품의 판매시장을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땅 넓겠다,사람 많겠다 자연히 中國이 그 대상으로 지목된 것이다.
아편전쟁도 알고 보면 해외시장 개척의 일환에서 빚어진 사건이다. 예나 지금이나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支社를 두고 현지인을 고용해야 한다.특히 중국처럼 지방마다 말이 다른 나라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겠다.당시 중국에 진출했던 서구 자본가들 역시 현지인을 고용했는데 그들을 買辦이라고 불렀다 .
買辦들은 국가의 이해보다는 오직 외국 자본가들의 이익만을 위해 뛰었다.수익을 올리면 일정한 몫을 챙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들에 대한 인식도 좋지 않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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