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역민항 연내 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전북 지역 민항은 언제 뜨려나.”

해외여행 한번 가려면 광주·인천 등 타 지역 공항까지 나가야만 하는 전북도민의 입장에서는 지역 민항 출범 여부와 취항 시기 등에 관심이 높다.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지역 민항이 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내 취항 목표=전북지역 민항 사업을 추진 중인 ‘중부항공’ 측은 연내 취항을 목표로 세부적인 사항들을 진행 중이다.

이달 초에 기장·부기장 8명씩 총 16명을 선발해 캐나다 몬트리올로 교육 연수를 보냈다. 다음달에는 정비사 10명도 보낼 계획이다.

비행기는 캐나다 봄바디사로부터 50인승 CRJ기 3대를 도입하기로 계약했다.

가격은 대당 70여 억원으로 외국 금융기관을 통해 할부로 구매하기로 했다. 우선 한 대를 11월에 들여 와 12월에 띄울 계획이다. 이어 내년 2월과 8월 추가로 도입하기로 했다.

민간항공이 뜨기 위해서는 건교부로부터 안전운항 점검과 정비(운항)능력 테스트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비행기 운항 증명을 받는 데 3개월 정도 걸린다.

중부항공 취항에 가장 큰 걸림돌은 자본금 조달 문제. 민항기 사업자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50억원 이상의 자본금이 필요하지만, 현재 10억 원이 모아졌다. 그리고 군산시가 “자본금의 20%를 투자하겠다”고 지난해 10월 MOU를 체결한 상태다.

중부항공을 이끌고 있는 고평곤(45) 대표는 “서울과 전북도 내 금융기관과 기업체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머잖아 주주 구성과 자본금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연내 비행기가 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인당 10만원 이상 더 부담=전북도민들은 해외 여행 때 다른 지역 주민들보다 1인당 5만~10만원의 추가 비용과 시간을 부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북발전연구소가 전북도민 1433명을 대상으로 면접 설문조사를 한 결과, 비행기를 타는 해외 여행객은 95% 이상이 인천 국제공항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까지 교통비는 왕복 5만원이며, 여기에 6~8 시간의 교통편익 비용이 더 들어간다. 이 교통편익 비용은 시간당 업무 여행 9306원, 비 업무 여행 3042원으로 계산된다.

올해 해외 여행객을 20만~32만 명으로 추산할때 이에 따른 비용은 최소 100억 원에서 최대 320억 원까지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창현 전북발전연구소 연구위원은 “항공 오지인 전북도민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떠 안고 있다”며 “주민들의 편의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의 편의와 투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서 항공사 설립과 전주 신공항 건설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군산공항은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울 노선이 2002년 폐지됐으며, 현재는 제주 노선만 하루 2편씩 다니고 있다.

장대석 기자

고평곤 중부항공 대표 “군산 기점으로 제주·서울·인천 운항 계획”

고평곤 중부항공 대표는 “하루라도 빨리 민항기를 띄우기 위해 밤낮 없이 뛰고 있다”고 밝혔다. 고씨는 군산이 고향이고, 금융인 출신이다.

-이름을 왜 중부항공으로 바꿨나.

“사업자가 바뀌면서 지난 6월 전북항공이라는 간판을 바꿔 달았다. 전북항공 주식회사라는 비슷한 이름의 경비행기 회사로부터 항의가 있었던 데다 앞으로 경영계획 등을 고려할 때 ‘회사명에 지역 색이 너무 짙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운항 계획은.

“비행기 한 대 당 하루 10회씩 운항할 계획이다. 금융기관 용역결과 탑승률이 70% 정도면 사업성이 충분하다. 군산을 기점으로 제주·서울·인천 노선 등을 취항하고, 울산을 부 거점으로 고려하고 있다.“

-주주 구성은 어떻게 돼 가나.

“현재 10억 원의 자본금이 모아졌다. 지역 건설업체가 4억 원을 출자했으며,개인들이 6억 원을 댔다. 또 한 은행이 7억 원을 투자하기로 내부 심사위원회에서 이미 결정한 상태다. 지방자치단체들과 서울·전북지역 기업 몇곳에서도 관심을 보여 전체 50억 유치를 자신한다. 지역에 뿌리를 두고 지역 발전에 함께 기여할 수 있는 기업들을 우선적으로 참여시킬 생각이다.”

-안전성은 어떤가.

“도입 계약을 체결한 캐나다 CRJ 기종은 현재 세계에서 1000여 대가 운항 중이다. 지금까지 항공기 자체 결함에 의한 사고는 한 건도 없었다. 조종사는 대한항공·아시아나 등서 747점보기 등을 30년 이상 운항한 베테랑들이다. 정비사도 수십 년 경력자를 채용했다. 또 항공기를 제작사로부터 직접 구입하기 때문에 안전성을 확보할 때까지 기술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