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가기 전 변양균과 통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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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19일 오전 신정아씨 비호 의혹 등과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서부지검에 출두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부지검은 19일 신정아씨가 7월 16일 미국으로 도피하기 직전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논의한 사실을 확인하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날 변 전 실장을 재소환해 학력 위조를 은폐하기 위해 신씨를 도피시켰는지 조사 중이다.

신씨는 검찰 조사에서 "출국하기 전에 변 전 실장과 통화해 '미국에 가서 학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하자 변 전 실장이 국내에 머물며 로펌을 알아보라고 만류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신씨는 "미국에 체류할 때는 한 차례도 전화통화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대포폰(다른 사람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을 포함한 여러 대의 신씨 휴대전화를 확보하고 통화 내역을 분석 중이다. 수사 관계자는 "대포폰의 통화 내역까지 입수하면 미국으로 도피하기 위해 접촉한 인물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7월 말 신씨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뒤에도 변 전 실장이 신씨의 미국 도피를 도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변 전 실장의 계좌와 통화 내역을 확인 중이다.

검찰은 또 신씨가 2002년부터 올 7월까지 성곡미술관 큐레이터로 재직할 때 기업체가 기부한 후원금 가운데 일부를 횡령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신씨 증권 계좌에 남아 있는 5억8000만원의 출처를 추적하고 있다. 또 성곡미술관 재무 담당 관련자를 불러 신씨가 기업들의 후원금을 횡령했는지를 캐고 있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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