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외국인 비애 무대에-극단한강 나마스테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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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의 산재나 부당해고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네팔인 노동자들의 한국생활을 소재로다룬 연극이 첫선을 보인다.
민족극 계열의 극단 한강이 내달 1일부터 강강술래소극장에서 공연하는『나마스테』가 그것.이 극에는 산재를 입고 해고된 네팔노동자 3명이 배우로 직접 출연한다.
〈사진〉 극단 한강측은 이 극을 통해 그간 사회의 관심밖에 있던 외국인 노동자들의 현실을 관객들에게 선보임으로써 인종적 편견과 문화충격,의사소통이 안되는 비인간적인 근로조건 속에서 방치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촉구한 다. 고국의 병든 어머니 치료비 마련을 위해 고등학교 교사자리를박차고 한국에 돈벌러온 네팔인 나바라즈는 온갖 공장을 전전하다가구공장 프레스기계에 손이 잘린뒤 부당해고 된다.
임금.치료비도 못받고 쫓겨난 그는 자신을 해고한 회사로 잠입,자신을 무척 괴롭힌 한국인 노동자를 인질로 삼아 사장과 담판을 벌인다.인질로 잡힌 한국인 동식은 5년 맞벌이에도 아이를 키울 경제력이 없어 소파수술을 거듭하다 영영 불임 이 된 아내때문에 울분에 차있는 상태.
둘의 인종적 편견과 갈등은 극한 상황에서의 대화를 통해 이해와 사랑으로 바뀐다.나바라즈를 내보내고 동식은 스스로 제물이 되어 공장에 불을 지른다.둘은 네팔어로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나마스테』(당신에게 영원한 사랑을…).
작품의 내용은 네팔인 근로자 샤친 샤린드마(26).다네쇼드 반자데(27).나바라즈(28)의 실제 체험을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연출을 맡은 김병균씨는 네팔 노동자들과 연습하는 과정에서그들의 아픔을 이해하게 됐다며『인종차별없는 진정한 인류애를 그려낼 것』이라고 밝혔다.
극단 한강 관계자들은 연습과정중 네팔어와 네팔의 문화,그리고이들이 한국에서 느낀 문화적 충격등을 생생히 접한 뒤「귀향 외국인 노동자 임금.산재 보상금 찾아주기 시민모임」에 극단으로서는 유일하게 참가하게 됐다고 밝혔다.
〈李正宰기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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