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논객 '김 반장' 30여 사이트 돌며 '친노' 글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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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각이 쌓이면 일주일에 한두 개씩 긴 글을 써 조인스(www.joins.com)가 운영하는 '디지털 국회'에 올린다. 그간 그가 올린 글 중에는 조회 수 2만 건을 넘긴 것도 적지 않다. 이 덕분에 김씨는 이곳에서 '디지털 국회의원'이란 칭호를 받았다.

온라인 바둑이나 즐기던 김씨가 폴리티즌으로 변신한 것은 2002년 대선 직후. "보수진영도 인터넷을 통해 단합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뭘 할지 몰랐다. 그래서 무작정 오마이뉴스 같은 진보진영 사이트에서 벌어지는 토론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악플(악성 댓글) 공세나 당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그 즈음 보수 성향 사이트들이 속속 생겨났다.

지난여름 한나라당 경선 기간에도 김씨는 보수 성향 사이트에서 열심히 뛰었다. 명빠(이명박 지지자)와 박빠(박근혜 지지자)의 화해를 주선하느라 바빴다. 그는 "경선에 미약한 힘이라도 보태 뿌듯하다"며 "본선에서도 좌파정권의 연장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진보 논객 '김 반장' 30여 사이트 돌며 '친노' 글쓰기

대학생 김선진(30·서울시립대)씨는 2002년 노사모 회원이었지만 '골수'는 아니었다. 간간이 글을 올리고 토론이나 즐기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번대선을 앞두고 김씨는 친노 진영을 위해 열혈 폴리티즌으로 변신했다.

"2004년 대통령 탄핵 사태를 보면서 분노를 느꼈기 때문"이 라고 말했다.

PC통신부터 섭렵해 온 고수답게 김씨의 활동은 왕성하다.

우선 그는 김 반장이라는 아이디로 30여 개 정치 사이트에 친노 주자를 지지하는 글을 맹렬히 올린다. 그 결과대표적 친노 사이트인 서프라이즈에서 그는 네티즌 평점순위 5위안에 드는 '오피니언 리더'다.

또 김씨는 '신무기'로 뜨고 있는 인터넷 사용자 제작 콘텐트(UCC)도 자유자재로 활용한다. 직접 UCC를만들어 올리고 다른 네트즌에게 재료용 동영상도 공급한다. 이러다 보니 김씨는 "하루 12시간을 노트북 앞에서 보내야 할 때도 있다" 고 고충을 털어놓는다. 하지만 그만둘 뜻은 없다. 그는 "'참여정부'를 계승할 정부를 탄생시키는 데 일조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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