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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경>아시안게임 불참발표 국제무대 북한 발길 뜸해졌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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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북한이 오는 10월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단체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공식발표했다.
박명철 북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18일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조직위(HAGOC)에 팩스 전문을 보내『북한이 단체경기 엔트리 제출마감시한인 지난 5일까지 엔트리를 통보하지 않은 것은 불참을 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단체종목(8개)불참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었고 오는7월4일의 개인종목(26개)엔트리 마감시한까지 개인종목 참가를통보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었다.
따라서 북한이 단체경기에만 불참할 것인지,아예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않을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당초 6백명이 넘는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던 북한이 단체경기 불참의 뜻을 밝힌 것은 지난 92년이후 주요 국제대회에 불참해온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북한은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 단체종목에는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고 메달획득이 가능한 개인종목에만 출전했다.
지난해에는 더욱 움츠러들어 국제대회에서 북한선수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종합대회인 버펄로 여름유니버시아드는 물론 개인경기인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도 모조리 불참했다.
카타르에서 벌어진 94월드컵축구 아시아최종예선에 모습을 드러내긴 했으나 엔트리 22명만 대회조직위에서 비용을 부담하자 3명의 선수를 빼고 임원들이 그 자리를 차지,단 한푼의 비용도 쓰지않았다.
올들어서도 릴레함메르 겨울올림픽과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 잇따라 불참했다.
북한의 이같은 국제대회 불참에 대해서는 경제사정 악화와 핵문제를 둘러싼 대외적인 문제,또는 내부적인 사정이라는 여러가지 추측이 있다.
핵문제는 지난해부터 불거져나온 사안임을 감안하면 경제사정이라는 이유가 가장 설득력있어 보인다.
그러나 아무리 사정이 어렵더라도 국제스포츠무대에서의 최소한의명맥유지와 수십만명에 달하는 조총련계 동포들을 생각해서라도 북한이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물론 북한이 단체경기 불참을 통보했다 하더라도 언제든지 번복할 가능성이 있고 바르셀로나올림픽 때처럼 비용이 적게 드는 개인종목에만 출전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일단 북한측이 단체경기 불참을 공식 통보한 이상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은 남북 스포츠교류에 큰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인다. 91년 유도선수 이창수 귀순사건이후 계속된 남북 스포츠교류의 단절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며 2002년 월드컵축구의남북공동개최를 구상하고 있는 월드컵유치위원회의 전략에도 차질이생길수 있다.
〈孫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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