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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아자나눔장터] “아름다운 장돌뱅이 되겠다” 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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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전주 위아자 나눔 장터는 가래떡 테이프 커팅 행사로 참가들의 눈길을 모았다. 사진 왼쪽부터 최형재 아름다운 가게 대표, 허종현 전주의제21 대표, 고영호 평통 전주시협의회장, 장영달 국회의원, 문창극 중앙일보 주필, 채수찬 국회의원, 신수미 전주YWCA 대표, 전희재 전북도 행정부지사, 김명화 아름다운 가게 대표, 안세경 전주부시장.  


전주교육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위아자 나눔장터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전 10시부터 참가자들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개막식에는 중앙일보와 전북도·전주시 관계자, 시민·사회 단체 대표 등이 참석했다. 안세경 전주부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주에서 나눔장터가 열려 반가우며 연례 행사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창극 중앙일보 주필은 “전주시와 중앙일보가 함께 펼치는 나눔장터가 우리 사회를 밝은 길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막식에서 류정철(삼천남초 4년)군과 이주희(서천초 3년)양이 나란히 서서 “아름다운 장돌뱅이가 되겠다”고 선서를 하기도 했다. 두 학생은 “재활용품을 판매 순환시켜 현재는 물론, 미래를 위한 아름다운 환경을 지켜나가겠다”며 개인 장터도 펼쳤다.

 전주 위아자 나눔장터에는 특히 어린이들이 참여가 많았다.

전주 장터에서 한 어린이가 아빠와 함께 직접 물레를 밟아 보면서 도자기를 빚는 체험행사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장정필]

한옥마을에 있는 중앙초등학교는 교사·학생들은 단체로 참여해 좌판을 마련했다. 이 학교의 정영숙 교감은 “당초 계획대로 우리 학교 주변 태조로에서 장터를 열었더라면 더 많은 친구들이 나왔을텐데 비 때문에 장소를 옮겨 아쉽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동네 친구 4명과 함께 참여한 박성현(여울초등 6년)군은 “직접 물건을 파는 기쁨이 짜릿했고,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어 더욱 좋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집에서 모아 온 만화·동화책,장난감 등을 팔면서 다른 가게 친구들의 흥정하는 요령을 보고 체험코너 등을 돌면서 장터의 흥거운 분위기를 만끽했다.

 전주 한들초등학교 4학년인 이우미·김한지 양은 어른들 도움없이 좌판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썼던 필통·샤프펜슬·수첩·지갑·장난감 등을 가지고 나왔다. 이 양은 “교회를 갔다 오느라 장터 개장 후 뒤늦게 판매에 나서 걱정했는데 2만원어치 이상을 팔았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김양은 “지난해 행사 때도 2만원 어치 정도를 팔았다”며 “내년에도 나눔장터에 나오겠다”며 웃었다.

 사위·딸 등 대가족을 이끌고 장터에 나온 이경애(67·여·전주시 우아동)씨는 가방과 신발, 옷가지 등을 한 아름 사 들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이씨는 “중앙일보를 보고 좋은 행사에 함께 참여하고 싶어 손자·손녀 모두 데리고 서둘러 나왔다”며 “값싸고 좋은 물건이 많아 명절을 앞두고 동네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선물할 물품도 함께 장만했다”고 말했다.

 김병철(53·회사원·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씨는 헝겊 인형과 장난감,학용품 등을 대형 비닐 백 두 개에 가득 담고서도 계속 이 코너 저 코너를 기웃거리며 쇼핑을 해 눈길을 끌었다.김씨는 “값이 하도 싸길래 나중에 추석 때 집안 아이들과 동네 아이들에게라도 나눠 줄 요량으로 물건을 많이 샀다”고 말했다. 김씨는 “위아자 나눔장터의 취지를 살리자면 물건을 사 주는 사람이 많아야 있하는 것 아니냐”며 “주최 측이 내년 행사부터는 이런 점을 적극 홍보하고 계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주시 주부환경감시단 회원 20여명은 옷과 신발·가방 같은 물품 500여 점을 거의 다 처분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김금례(60) 회장은 “이웃들과 나누자는 의미로 기증품을 내 놓은 분들이 많다”며 “정성을 보탠 이들의 뜻을 살려 500원,1000원에 판 물건도 많다”고 말했다.  

이해석·장대석 천창환 기자
프리랜서=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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