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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인 원피스·문근영 CF 의상…"저요" "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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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광장에서 2007 위·아·자 나눔 장터가 열렸다.

위·아·자는 우리가 앞서서 실천하자는 '위' 스타트(We Start) 운동과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모아 활용한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아'름다운 가게, 사회를 밝고 아름답게 하는 '자'원봉사 운동 등 중앙일보가 벌이는 사회복지 운동을 총집결한 표현으로 각각의 머릿글자를 모아 지은 이름이다.

2005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3번째인 위·아·자 나눔 장터에서는 개인·기업·단체가 기부한 재활용품이나 제품을 모아 판매하고 수익금을 위 스타트 운동(빈곤 아동 지원)에 전액 기부한다. 또 명사 기증품 특별 판매코너와 경매코너, 외국인 장터, 각국 토산품 장터가 운영되기도 했다.

11시 30분 시작된 개장식에는 중앙일보 송필호 대표, 오세훈 서울 시장, 아름다운 가게 손숙 공동 대표와 GS칼텍스 허동수 대표 등 정관재계 인사들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송필호 대표는 "이웃을 돕는 일에 앞장 설 수 있다는 것은 뜻 깊고 의미있는 일"이라며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가난의 대물림을 끊고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한가위를 앞둔 오늘 이웃과 함께 넉넉함을 나눌 수 있는 뜻 깊은 하루로 빛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장터에는 이른 시간부터 시민 참가자들이 자리를 잡고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행사에 참여했다는 곽정민(39)씨는 "평소에는 아이들이 늦잠을 자기 일쑤인데 오늘은 새벽같이 일어나 짐을 다 꾸리고 빨리 나가자 졸랐다"며 "가족들끼리 함께 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만드는 것과 더불어 아이들에게 나누는 마음을 가르칠 수 있어 두배로 의미있는 하루였다"고 말했다. 곽씨의 자녀들 역시 "나눔장터에 참가하려고 같은 반 친구들에게도 기증품을 받아왔다"며 "내년에는 친구들도 함께 데리고 오고싶다"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장터를 찾은 사람들도 기분 좋은 웃음을 짓기는 마찬가지였다. 싼 값에 좋은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데다 이웃을 돕는 일에도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서울시 서대문구에서 온 추경렬(45)씨는 "등산복과 등산화를 싼 값에 구입했는데 수익금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사용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몇 개 더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하며 "가족들 추석 선물을 모두 여기서 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민 한종원(38)씨도 "작년에는 장터가 끝날 때 와서 좋은 물건을 많이 못샀다"며 "올해에는 일부러 일찍 와서 좋은 물건을 잘 골랐다"고 기뻐했다.

오후들어 세찬 빗줄기가 행사장을 적셨지만 참가자들의 열기를 식히지 못했다. 특히 기업 참가자들은 퍼붓는 비 속에도 큰 목소리로 행사 내용을 외치며 열심히 이웃 사랑을 실천했다.

직원들에게서 기증 받은 물품과 가정용 돗자리 등을 판매한 GS칼텍스는 특히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이벤트를 함께 진행해 여러 시민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LG전자는 디오스 냉장고와 세탁기, 김치냉장고 등의 전자제품을 경매를 통해 판매하는 등 행사를 펼쳤다. SK 대학생 자원봉사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학생 자원봉사자들도 큰 목소리로 제품에 대해 홍보해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KTF, KT, 삼성코닝정밀유리 등의 기업이 농촌 특산품 장터를 열었으며, 마포구 새마을부녀회와 강남구 재활용 추진협의회도 기증품을 판매하는 등 나누는 마음을 함께 실천했다.

명사 기증품 경매에서는 한가인의 명품 원피스, 문근영의 CF 의상, '왕의 남자' 이준기의 액세서리 등 다양한 기증품이 경매에 부쳐졌으며, 특히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의 싸인이 포함된 사이클 헬멧은 100만원에 낙찰돼 최고가를 자랑했다. 이밖에도 다양한 명사 기증품이 특별코너를 통해 판매됐다.

문화 공연도 시민들을 즐겁게 했다. 오후들어 공연한 '퍼니 밴드'는 트럼펫, 트럼본, 튜바, 호른 등의 관악기로 구성된 밴드로 시민들에게 익숙한 곡을 경쾌하게 연주해 많은 시민에게서 박수를 받았다. 퍼니 밴드의 무대를 감상한 시민 이성연(28)씨는 "트럼펫이나 호른 같은 악기는 친숙하지 않았는데 귀에 익숙한 곡들이 연주되는 것을 들으니 흥겹고 편안했다"며 "일 때문에 문화 공연 관람이 어려웠지만 이번 기회에 좋은 공연을 보게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태풍 '나리'의 여세 속에도 오후 4시까지 계속된 2007 위·아·자 나눔 장터는 시민들의 성원 속에 무사히 막을 내렸다.

김윤미·이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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