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원조'애거시 vs '몸짱'사핀 29일 4강 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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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첫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호주오픈(멜버른)에 최고의 흥행 카드가 떴다.

앤드리 애거시(34.미국.세계랭킹 4위) 와 마라트 사핀(24.러시아.86위).

두 숙적이 29일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원조 섹시가이'인 애거시와 '신세대 미남'의 승부. 거기에 테니스 강국 미국과 신흥 명문 러시아 간의 자존심까지 걸린 빅 매치다.

한때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두 선수는 여러모로 닮은꼴이다. 우선 경기 스타일이 베이스라이너로 비슷하다.

거기에 둘다 외모를 앞세운 스캔들의 단골이기도 하다. 애거시는 대머리가 되기 전인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알록달록 염색한 머리칼을 어깨까지 늘어뜨리며 멋을 부렸다. 지금은 테니스 스타 슈테피 그라프(독일)와 살지만 과거 미녀배우 브룩실즈와 결혼했다가 이혼했다. 가수 바버라 스트라이샌드와도 염문을 뿌렸다.

사핀은 예리한 얼굴에 1m93㎝, 88㎏의 체격을 앞세운 '몸짱'형. 유명 모델잡지에 종종 등장한다. 부상으로 쉰 지난해 환락의 도시 몬테카를로에서 네명의 여성과 동시에 데이트하다 언론에 들키기도 했다.

쇼맨십도 프로다. 애거시는 경기가 안풀리면 심판이나 상대 선수에게 농담을 걸며 심리전을 편다. 사핀은 불만이 쌓이면 라켓을 집어던지는 과격형이다. 매년 부숴뜨리는 라켓만도 약 50여개다.

둘의 대결은 애거시가 3승1패로 앞서 있다. 그러나 사핀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 1위인 앤디 로딕과 39위 제임스 블레이크 등 네명의 미국 선수를 잇따라 꺾으며 '미국 킬러'로 부상했다.

이번 대회의 총상금은 약 1백75억원.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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