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바람새주역>2.배낭전문 여행사 블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동호대교를 타고 한강을 건너 압구정동에 들어서는 길목에 간판하나가 눈길을 끈다.「젊은 여행사 블루」.이 동네에 흔한 카페이름인듯도 하지만 출범 반년만에 연간 매출액 30억원을 겨냥하는 국외여행업체다.40평 정도의 사무실은 바닷속 에 들어온 것처럼 온통 블루다.「블루」는 그 빛깔이 주는 이미지처럼 스무예닐곱살의 젊은이들로만 구성된 배낭여행 전문업체로 자리를 굳혀가고있다. 지난해 10월 李哲雨사장(29)을 비롯,鄭鎭元기획실장(27),韓석순 일본.동구권담당(27),愼중혜 홍보담당(여.26),金미호 항공담당(여.26)등 5명이 공동출자한 1억원을 밑천으로 제살 깎아먹기식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던 해외여행 업에뛰어들었다.이때 내건 캐치프레이즈가「신세대들의 세상구경에 다리가 되겠다」와「우물밖 개구리」등.
『해외여행시장의 수요변화 추세로 볼때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유람.관광형의 단체해외여행은 한계를 보이고 있지만자기만의 관심사와 목적을 가지고 몸으로 세상을 체험해 보려는 젊은 세대의 배낭여행 시장은 그 시장성이 무한하 다고 봅니다.
』 李사장 스스로가 90년 대학4학년이후부터 통산 3백60일간의 배낭여행 경력을 가지고 있듯이 블루의 멤버들은 89년 이후부터 본격화된 국내 배낭여행의 1세대들임을 자처하는 베테랑들이다. 여행을 삶의 목적으로까지 높게 치는 이들 꾼들은 졸업후 하나로여행사의 배낭여행부서에서 같이 근무하면서부터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우선 기존 여행업계가 이대로는 급증하는 젊은 여행자들의 수요를 제대로 충족시킬 수 없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일치시켰다. 해외여행 자유화와 대학생들의 과외금지 해제등으로 대학생및 젊은세대가 해외여행시장의 새로운 소비주체로 등장했으나 기존업계는 적극적인 마케팅보다는 여전히 염가경쟁등으로 눈앞의 이윤추구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李사장을 중심으로한 5인방은 92년12월말 하나로여행사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자 일단 다른 여행업체들로 뿔뿔이 흩어졌으나 늘 꿈꿔오던 젊은 여행사의 설립은 급진전되기 시작했다.
李사장이 3개월간의 러시아여행을 다녀온 뒤인 작년8월부터 본격준비에 들어가 10월22일 마침내「젊은 여행사 블루」가 문을열었다. 젊은 감각,완벽한 정보,독특한 기획등을 내건 블루는 바로 겨울 성수기를 겨냥해 유럽.동남아.인도양 해변일주.호주.
일본등의 배낭여행상품을 내놓았다.
이때 창립기획으로 내놓은「저자와 함께 떠나는 여행」은 지역별로 배낭여행 안내서를 써낸 베테랑들이 직접 안내하는 프로그램으로 기대이상의 호응을 얻어냈다.
겨울 성수기 두달간 블루가 올린 매출이 52만달러로 첫출발 치고는 대단하다는 평가를 얻어냈다.이들의 영업전략은 고객뿐 아니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여행지에 대한 최신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기존업체들과 차별화한다는 것이다.
鄭기획실장은『과거 일부 젊은 여행자들이 유럽지역에서「한국에서온 메뚜기떼들」로 불리며 경원시된 원인도 여행문화가 일천한 탓도 있지만 충분한 정보를 습득할 기회도 없이 출발했기 때문』이라며 정확한 정보와 그에 바탕한 합리적인 여행계 획이 배낭여행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블루는 매주 토요일마다 오후3시부터 2시간동안 배낭여행 세미나를 개최한다.각국 관광성이 펴낸 자료및 지도등도 제공되는 이세미나에서는 매주 지역별 탐구는 물론 건전여행문화 정착을 위한여행예절,긴급사항 대처요령등을 전한다.비수기에 는 직원을 내보내 해외현지의 최신정보를 재충전한다.지난 2,3월에도 유럽.일본에 2명씩의 직원을 내보냈다.
이같은 정보력을 바탕으로 블루가 올 여름 성수기를 겨냥해 내놓은 것이「작은 마을을 찾아서」다.
대도시 중심의 겉하기식이 아니라 그라츠.시에나.에비앙.바비종등 작은 도시들을 연결,유럽문화의 본모습을 만난다는 기획으로 이를 중심으로 블루는 올 여름 1천명,겨울 5백명을 출발시켜 모두 3백8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다는 야심이다.
올여름 시즌부터 시행할 계획인「다시 만나는 시간」과 유럽 전역에 한글여행안내서를 비치하는 일등은 여행사 최초의 애프터서비스로 기획되고 있다.「다시 만나는 시간」은 여행을 마친 팀들을모두 한자리에 모아 여정을 정리하는 기회를 제공 한다는 뜻도 있지만 보다 풍부한 현지정보와 신세대들의 여행감각을 취하겠다는목적도 담겨있다.
80년대 후반의 배낭여행 1세대가 벌써 30대에 접어든만큼 앞으로 갈수록 그 시장이 두터워질 것에 대비,배낭하면 블루로 통할만큼의 전문여행사가 우선의 목표다.
『이제 대충대충의 준비로는 젊은이들의 여행정보욕구를 따르지 못하는 실정이므로 보다 전문화된 정보서비스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李사장은 올10월에는 적지만 출자분에 대한 배당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鄭基煥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