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제화 '3세 경영' 수순 밟나

중앙일보

입력

금강제화가 3세경영 채비에 본격 나섰다.

고 김동신 창업주의 손자이자 현 김성환 회장(62)의 아들인 김정훈 상무(32)가 회사의 기획업무를 담당하며 경영수업에 뛰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금강제화는 지난해 6월 입사해 재경사업부에서 근무해 왔던 김 상무를 지난 6월 조직개편 과정에서 기획조정본부로 발령했다.

회사측은 이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 아니라 통상적인 조직개편과 인사발령 과정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금강제화가 3세 경영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고 김동신 창업주-김성환 현 회장에 이어 김정훈 상무에 이르는 3대 경영을 위해 김 상무에게 경영 수업을 시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번에 김 상무가 발령받은 기획조정본부는 회사의 인사, 경영지원, 기획 등을 총괄하는 기획실과 마케팅, 광고, 홍보 등을 담당하는 마케팅실이 속해 있다. 즉 회사의 경영관리, 대외협력, 마케팅 등을 전담하는 곳이다.

이는 최고경영자(CEO)가 갖춰야 할 필수적인 사업분야다. 게다가 김 상무는 과거 재경부서에도 있었기 때문에 재경부터 인사, 기획, 마케팅 등 경영관리사업부서를 대부분 경험하게 된다.

이에 따라 결국 김성환 회장의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회사의 재무사정과 기업의 재무가 돌아가는 것을 먼저 배운 후 총괄적인 회사 관리를 담당하는 후계자 수업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김 상무는 작년에 입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재무담당 이사, 올들어 기획총괄 상무로 다시 초고속 승진하는 등 사실상 후계자의 길을 밟아왔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현 대표이사인 신용호 사장의 거취 등을 놓고 성급한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신 사장은 전문경영인으로 현재 김성환 회장이 경영에 크게 관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금강제화의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때문에 만약 김 상무가 업계의 예측대로 CEO의 길을 밟을 경우 신 사장과 어떤 형태로든 교통정리가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이와 관련해 공동대표나 각자대표 형태 이후 김 상무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식의,가장 일반적인 재벌의 세속관행 수순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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