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랑찬 환각의 노예-마약,은밀한 확산 다시 전쟁나설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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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환각의 끝은 어디인가.
9일 서울중부경찰서에 남편 李鍾根씨(32.경기도동두천시생연동)와 함께 히로뽕을 주사맞다 현장에서 적발돼 구속된 金碩璟씨(23)는 세살짜리 딸의 엄마다.
중죄인일지라도 어린 자식이 있으면 부부를 함께 구속시키지는 않는게 관례지만 金씨는 92년 같은 혐의로 구속돼 선고받은 집행유예 2년의 만료를 불과 열흘남짓 남겨두고 또다시 붙잡혀 결국 쇠고랑을 찼다.
동두천시 모 호텔지배인으로 비교적 넉넉한 생활을 하던 남편 李씨는 10년전『피로를 풀어준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히로뽕을주사맞기 시작한뒤 곧바로 히로뽕의「노예」가 됐다.
직장에서 쫓겨나 히로뽕 판매상이 된 李씨는 91년 상습투약혐의로 검거돼 2년형을 선고받았다.부인 金씨는 92년 남편이 남긴 히로뽕을 팔다 적발됐지만 남편이 구속돼 있고 임신중이어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지난해 12월 출소한 남편 李씨는 자신이 교도소에 있는 동안태어난 새생명을 생각해서라도 새출발을 하겠다고 수없이 다짐했지만 결국 히로뽕의 유혹을 끊지는 못했다.
李씨는 구속되기전 자기집 담장에 숨겨놓았던 히로뽕 2백여g을꺼내 판로를 물색하러 다니며 부인과 함께 약을 맞다 붙잡힌 것이다. 상습적으로 대마초를 피우다 9일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에붙잡혀온 高昌淳씨(39)등 택시운전사 2명은 마약에 취해 대형열차사고를 냈다는 미국의 사례가 머지않아 우리나라에서도 닥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대마초를 피우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2~3시간 동안은 몽롱하고 나른해져요.하지만 정상적으로 움직일순 있어요.』 高씨의 말이다. 高씨는 달아난 영업용 운전사 白운국씨(35)의 권고로 지난해 8월부터 대마초를 피우기 시작했고 회사택시 운전사들 중에는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마약을 하는 사람이 꽤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高씨등 3명을 대마관리법위반혐의로 구속하고 달아난 白씨등 2명을 수배했으며 서울과 위성도시를 오가는 이른바「총알택시」기사들이 피로를 잊기 위해 대마등을 상용한다는 정보에 따라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로 기승을 부렸던 마약사범은 그동안 검.경의 지속적 단속으로 한풀 꺾였었다.
88년 2천4백56건,3천9백39명에 달했던 마약사범이 92년에는 1천9백20건,2천9백68명으로까지 줄어든 것이다.그러나 지난해에는 88년보다도 2배이상 늘어난 5천85건,6천7백73명으로 급증했다.이제 새로운 마약과의 전쟁을 시작할때다.
〈洪炳基.申成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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