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영화 서구서 높은 인기-만화는 東아시아서 앞다퉈 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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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일본문화의 개방은 단순히 문화적인 문제 이상으로 경제적인 문제이기도 하다.컴퓨터산업을 중심으로 정보산업이 가장 부가가치가높은 산업이 될 것이 확실시되는 21세기 문화상품,즉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기 때문이다.88년 미국 영화 직배가 실시된 이후 한국 영화시장에서 미국영화의 점유율이 엄청나게 높아지고 있다.구체적으로 일본 문화산업의 국제경쟁력이 어느 정도인가를 점검해 볼 필요도 거기에서 생기는 것이다.
일본 대중문화중 해외시장에 최초로 진출한 것은 영화였다.1954년 구로자와 아키라(黑澤明)의 『라쇼몽』이 베네치아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일본영화는 서구 영화관객들로부터 급속도로 인기를 끌게된다.할리우드영화에 식상해있던 서구인들은 일본영화가 보여주는 이국적인 세계에 매료되어 구로자와외에 미조구치 겐지(溝口健二),오즈 야스지로(小津安二郎)등 일본감독들을 세계적인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60년대 들어 일본영화는 국내외적으로 전성기를 맞는다.
연간 영화관객 동원수가 10억명을 넘어서면서 영화는 일본 대중들이 가장 즐기는 오락수단이면서 동시에 해외에서도 가장 인정받는 일본문화로 자리잡았다.70년대 이후 일본영화는 다소 쇠퇴하는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일본문화가 가 장 내세울수있는 것임에 틀림없다.
일본의 가요는 크게 엔카와 팝음악으로 구분되는데 엔카는 지나친 왜색탓에,팝음악은 서구모방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해 해외에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다만 일부 젊은 팝싱어들이 대만.홍콩등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기는 하다.
일본 대중문화에서 시장규모로 보나 작품의 생산량으로 보나 가장 주목할만한 분야는 만화및 만화영화산업이다.
이미 20년대부터 드라마의 틀을 갖춘 장편만화를 만들어낸 일본은 50년대에는 데즈카 오사무(手塚治훼)등 거장을 배출하면서해외에서도 번역출판되는 계기를 마련한다.
데즈카는 국내에서도 소개된『아톰』『밀림의 왕자 레오』등을 만들어내 일본을 대표하는 만화가로 부상했다.최근에도『아키라』『드래건 볼』등을 세계적으로 히트시킨 일본 만화는 이제 적어도 동아시아 시장만큼은 확고히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 언이 아닌 수준이다.일본만화의 히트작들은 대만.홍콩.태국등에서 앞다투어 번역출판되고 있다.즉 일본 대중문화를 해외에 전파하는데 있어 첨병의 역할을 만화가 맡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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