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자나눔장터] 나눔의 세계화 '글로벌 장터' 오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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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서울국제여성협회(SIWA) 회원들이 위아자 나눔 장터에서 판매할 기증품을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 로렌 디아즈(회원관리 담당), 김혜진(부회장), 세실리아 유(홍보이사), 제이 크라니트바시(부회장), 메리 클라크(회장), 머리나 웰런(투어이사). [사진=강욱현 기자]

"아이가 막 글을 배우기 시작할 무렵 선물받은 성경책을 내놓기로 했어요."

산더미처럼 쌓인 기증 물품을 정리하던 메리 클라크 서울 국제여성협회(SIWA) 회장이 말했다. 클라크 회장은 "아이의 추억이 담겨 망설였지만 다른 사람 손에 들어가더라도 아이 가슴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6일 열리는 위아자 나눔장터(weaja.joins.com)에 서울 국제여성협회 등 한국 거주 외국인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1962년 설립된 SIWA는 주한 외교 사절과 상사 주재원의 부인들과 한국 여성들의 친목 모임이다. 약 80개국 1000여 명이 회원으로 있으며 적극적인 사회 활동으로 유명하다.

10일 서울 이태원동에 있는 SIWA 사무실 인근에서 만난 클라크 회장은 "지난해 위아자 행사에는 2명의 회원이 참여한 데 그쳤지만 올해는 규모를 대폭 늘렸다"고 말했다. 바자 같은 각종 모금 활동의 경험을 살려 행사를 돕는 한편 회원들의 한국 사회 참여도 늘릴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GM대우 자동차에 근무하는 남편을 따라 2002년 한국에 온 클라크 회장과 SIWA 간부들은 8월 말부터 회원들에게 행사 취지를 알려 책.의류 1000여 점을 기증 받았다. 행사 당일에는 5명의 회원이 행사장에 상주하며 물건을 팔 계획이다. 수십 명의 회원들도 장터를 찾아 일손을 돕기로 했다.

SIWA 이사인 러시아 출신의 머리나 웰런은 "각종 영어 서적 외에 DVD.CD와 유명 브랜드 의류도 꽤 있다"며 "대부분 2000원 안팎으로 단가를 정했지만 하드 커버 서적이나 의류는 가격을 좀 더 올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회장 제이 크라니트바시도 "기증된 의류들도 작아서 못 입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오래되거나 낡은 것은 없어 인기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SIWA는 바자나 모금 장터 운영 경험이 풍부하다. 회원 관리 담당인 로렌 디아즈에 따르면 SIWA는 30여 년 전부터 각종 모금 행사를 해 왔으며 지난해의 경우 2억4000여만원의 기금을 모았다고 한다. SIWA는 이 돈을 한국 내 고아원이나 성폭력 피해자 쉼터, 불치병 환자들을 위한 기금에 기부해 왔다.

황영진 기자
사진= 강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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