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서울의 제비 한석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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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일급 제비가 되려면 투자를 해야 한다.골프도 배우고 예절도 익혀야 한다.
그래야 일급 고객을 상대로 영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MBC-TV『서울의 달』에서 제비역을 맡은 한석규(31).극초반에「서울-대전-대구-부산 찍고…」를 되풀이하며 사교춤을 배우던 그가 요즘은 골프를 배우고있다.제비로서 갖춰야할「하드웨어 수업」을 끝내고 이제 더 고급스런「소프트웨어 수련」에 돌입한 것이다.기업형 제비,극중에서 자신이 맡은 배역의 성격을 그는 이렇게 부른다.
『이 드라마에서 제비는 하나의 직업처럼 묘사됩니다.마음 깊은구석에 죄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일할 때는 나름대로 게임의 규칙을 지키는 인물들이지요.』 사회의 그늘로 발을 들여놓았지만 결코 인간미마저 팔지는 않겠다.돈을 얻되 상처는 최소한으로 주자.그리고 이왕이면 내가 받은 돈이 즐거운 시간을 보낸데 대한 자발적인 대가가 될수 있도록 최대한 서비스하자.그래서 사회적 규범의 파괴자 는 될지언정 고객과의 관계에서 배신자는 되지 말자.극중에서 그가 보여주는 제비상은 이런 것이다.착한 제비,그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제비족의 폐해가 심한 현실에서 제비를 직업인처럼 묘사하고 그들의 애환에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것이 결 국 제비족을 미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점을 그는 인정한다.
〈南再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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