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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남아공 새정부 탄생을 보며-阿洲시장 넓혀갈 호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넬슨 만델라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장의 집권이 확실시되는南아프리카공화국은 백인으로부터 흑인으로의 권력이동이라는 정치적의미와 함께 경제적으로 엄청난 변혁을 동반할 것이 분명하다.
새로 탄생할 흑인정부는 선거공약에서 밝힌 바와 같이 지난 3세기동안 지속된 백인위주의 경제정책에서 탈피,흑인의 낙후지역을중점적으로 개발하며 매년 30만가구이상의 주택공급과 사회간접자본등 대규모 공공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막대한 광물자원에 대한 정부 개입을 증대시켜 국가재원을 늘리는 한편 소득세등 각종 세금을 조정,소득 재분배를 위한 정책도 고려하고 있어 경제 전반에 물갈이가 불가피하게 됐다.
인구 4천여만명으로 남부 아프리카 11개국중 최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南阿共은 이 지역 국내총생산(GDP)의 약 80%,총 수입액의 70%를 각각 차지하는 주요 시장이다.
남아공은 백금.크롬.금의 세계 1위 공급국이며 韓國이 공업원자재로 수입하고 있는 석면.석탄.철강.구리.알루미늄등의 세계적인 자원 공급국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주요 자원의 안정적 확보 차원에서도 남아공의 정책변화에 깊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한국은 남아공과의 교역에서 매년 2억~3억달러의 적자를 보고있다. 한국의 수출량은 남아공 전체 수입량의 1.5%에 불과,세계 13위로 경쟁국인 臺灣(7위).홍콩(11위).中國(12위)에 밀리고 있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신발류.가죽제품등 경공업제품 위주로 전년대비 53%나 수출이 늘어났다는 점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 크다. 남아공은 경제 규모나 인구면에서 아프리카에 진출하기 위한 거점으로 손색이 없으며 앞으로 새정부가 흑인위주의 경제정책을 추진하면 흑인의 소득과 소비가 함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생산성이 낮은데다 노동자들의 임금이 후발개도국에 비해 높아 해외투자 대상국으로서는 부적합하나 향후 경제개발및 흑인들의 기간산업 확충을 위한 수요,즉 자본재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백인위주의 수출정책을 펴왔던 한국도 흑인을 대상으로 한소비재 상품으로 전환함과 동시에 흑인정부가 공약으로 내건 대규모 공공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정책선회가 시급하다.상품의 단순 수출 외에도 남아공에 진출한 대부분의 외국 기업 처럼 현지 제조업체와 생산을 제휴,현지 조립생산하는 방식을 확대하는 것이 현재로선 바람직하다.
지난 3년간 남아공 경제는 정치적 혼란과 극심한 가뭄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며 연간 15%에 달하는 높은 인플레,그리고 흑인 노동인구중 약 50%에 달하는 실업률등으로 극히 어려운 여건에 처해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국제제재가 해제되면서 차츰 성장세로 반전하고 있고,이번 평화적 정권교체로 남아공 경제는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이미 美國.유럽.日本등 선진국들은 새 남아공에 대해 과거 경제제재 시대와는 달리 무상원조,유리한 차관제공,기업진출등 적극적 시장접근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등 세계금융기구도 남아공 개발을 위한 각종 차관을 제공할 계획이며 남아공은 아프리카지역 경제기구에도 가입,이 지역 경제의 주도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있다. 남아공을 둘러싼 급변하는 정치적.경제적 환경변화 속에 한국도 능동적으로 신속히 동참해 진정한 의미에서 양국간 경제협력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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