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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부시 다그치자 주변에선 'Oh my God'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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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7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렸던 한.미 정상회담 직후 노무현(左)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시드니 AP=연합뉴스]

"이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호감을 느낄 어떤 가능성도 없다. 우리는 벌써 노 대통령이 퇴임할 날이 얼마나 남았는지 세고 있다."

미국 워싱턴 정가의 소식을 전하는 넬슨 리포트는 7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두 정상의 언론 회동을 지켜본 백악관 소식통들이 이렇게 말했다고 최근 밝혔다. 넬슨 리포트는 "노 대통령이 7일 북한과의 평화협정 문제를 놓고 부시 대통령에게 반복적으로 유도 질문을 던져 부시 대통령을 놀라게 했다"며 "노 대통령의 의전상 결례에 대해 부시 대통령뿐 아니라 현장의 (미국) 기자들도 놀란 것 같았다"고 전했다.

정보지는 "노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에게 (평화협정 문제에 대해) '더 명확하게 말해 달라'고 했을 때 부시 대통령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노 대통령을) 노려보았다"며 "당시 방안에 있던 모든 (미국) 사람의 마음에 번개처럼 스친 생각은 '아이고, 맙소사(Oh my God)'였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백악관에 밀접한 소식통들은 '그(부시 대통령)의 얼굴에 나타난 (화난) 표정을 여러분은 결코 보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넬슨 리포트는 "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발표할 계획인 한반도 평화선언에 대해 부시 대통령도 지지한다고 주장할 만한 표현을 얻어내기 위해 부시 대통령을 압박하려 했다는 게 미국 소식통들의 분석"이라며 "그러나 미국은 남북한이 합의할 어떤 것의 당사자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전쟁을 종결할 공식 평화조약과 한국은 관련이 없다(유엔과 북한.중국의 문제라는 뜻)"고 덧붙였다.

정보지는 "부시 대통령은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영혼을 봤다'고 하는 등 (외교) 정책과 관련해 아주 개인적인 접근을 하지만 노 대통령에 대해선 오랫동안 그다지 좋지 않은 견해(poor opinion)을 가지고 있었다"며 "그건 미국이 강경한 대북 정책을 구사했을 때 한국의 지지가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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