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지하도로 20㎞건설에 수조원

중앙일보

입력

서울시가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도로' 건설을 추진키로 해 상당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지하도로 20㎞를 건설하는 데 공사비만 평균 1조4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보상비까지 감안할 경우 지하도로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은 천문학적인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도로 교통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소형차 전용 지하도로'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10일 밝혔다. 소형차 전용 지하도로란 대형 트럭 등을 제외한 승용차와 화물차 등만 다닐 수 있는 도로를 말한다.

시가 구상하는 지하도로의 모습은 서울시내 주요 간선도로 밑 수십m지하에 만들어지는 도로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시도되지 않은 신개념의 도로다.

시는 지하도로 건설을 위해 내년도 예산에 9억원의 연구용역비를 반영해 2년간 연구용역을 실시할 계획이다.

시가 지하도로 후보 노선으로 검토 중인 노선은 △올림픽대로축(양평동~잠실동 19.5㎞) △동서중앙축(신월동~광장동 24.1㎞) △동서북부축(수색동~공릉동 20.5㎞) △서부간선축(성산대교 남단~독산동 11.9㎞) △남북서부축(과천시~구파발 20.3㎞) △남북중앙축(서초동~도봉동 24.5㎞) △동부간선축(세곡동~상계동 23.4㎞) △남부순환축(안양교~대치동 19.7㎞) 등이다.

시는 용역결과에 따라 이중 한 곳 또는 2곳을 선택해 시범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지하도로가 아직 도로법 등에 시설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건설교통부에 관련 법령 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하도로를 건설하는데 드는 공사비가 지상 도로의 수배에 달하기 때문에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지하도로를 건설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서울시가 지하도로 연구용역 실시에 앞서 관련 공사비를 추산한 결과 20km건설에 평균 1조4000억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하도로 건설 구간에 사유지가 있을 경우 비용은 수조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얘기다.

시 관계자는 "지하도로 공사비는 노선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평균적으로는 지상도로에 비해 많이 들 수밖에 없다"며 " 비용 문제 등으로 지하도로 건설 여부는 정책적으로 결정할 문제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