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장이문제>소음공해 시달리는 안양 박달동 극동아파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경기도안양시박달동 주민 1만여명은 인근 아파트건축 공사장 소음과 이곳을 드나드는 중장비들의 난폭운행으로 심한 불편을 겪고있다.공사장 바로 옆 극동아파트 주민들은 진동과 분진에 시달리다 못해 지난달 초 곳곳에「선대책 후공사」를 요 구하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집단항의를 하고 있다.
더욱이 이 공사장에서 10~30m 떨어져 있는 안양고와 박달국민학교 5천3백여명의 재학생들은 창문을 닫아도 들려오는 공사장의 굉음때문에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학부모들은 지난달부터 잇따라 모임을 가진데 이어 최근 자모회를 주축으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수업에 지장을 주는 공사를 강행할 경우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공사장은 (주)금호건설이 안양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 지난해12월부터 96년말까지 박달동산12의2일대에 7백52가구(10~20층)규모의 금호아파트를 짓고 있는 곳이다.금호건설은 지난달부터 각종 중장비를 동원,부지조성및 더파기공사 등 기초공사를한창 벌이고 있다.
공사장 주변에는 극동.승리.신한아파트를 비롯,크고 작은 연립.다세대주택.일반 주택등이 밀집돼 있고 각종 교육기관과 상업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점을 들어 주민들은 건축허가를 내줄 때부터 가능한한 고층아파트 건축을 피하고 안전대책을 우선적으로 마련된뒤 공사가 진행되도록 안양시에 요구했다.
그러나 안양시의 감독소홀로 시공자인 금호건설은 안양고앞 인도에 각종 건축자재를 야적해 놓아 통행에 불편을 주고 승리아파트앞 왕복2차선 도로 가운데 1차선을 완전 점유한채 중장비를 가동하고 있다.때문에 이 길을 통행하는 각종 차량 들은 편도운행을 해야하는 실정이지만 시공사측은 안내원 한명도 배치하지 않아안전사고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안양고 文東周교사는 『엄청난 양의 흙먼지가 교실에까지 날아들고 있는 데다 중장비 소음 때문에 대낮에도 교실문을 닫고 수업하고 있다』며『앞으로 닥칠 여름철 수업이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주민 柳星姬씨(36.주부)는『창문을 못열고 생 활하는 불편은 제쳐놓고 중장비 소리에 어린이가 잠을 못이루고 칭얼거리기 일쑤인데 96년말까지 이같은 피해가 계속될 것을 생각하면 고통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금호건설 관계자는『주민들의 불편을 줄이기위해 덤프트럭등 중장비 운전자들에게 매일 안전 서행운전토록 하는 등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양시 관계자는『건축허가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면서『민원이계속 일어 최근 주민.학부모대표.시공회사.시관계자가 모여 협의점을 찾고 있다.시공사의 위법사실이 드러나면 고발 조치하는등 주민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鄭燦敏기자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