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고객 붙잡기 안간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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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저축은행들의 고객 잡기 경쟁에 불이 붙었다. 예금 고객을 잡기 위해 연 6%가 넘는 고금리 정기예금 상품을 줄줄이 내놓는가 하면, 대출 고객을 잡기 위해 잇따라 대출 금리를 낮추고 있다. 은행들이 최근 수신 금리를 올리면서 저축은행과의 금리 격차가 줄어든 데다, 대부업체가 대출 금리를 낮추면서 자칫 양쪽 고객을 모두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109개 저축은행의 총 수신액은 올해 4월 46조7000억원을 정점으로 계속 줄기 시작해 7월에는 46조1000억원까지 떨어졌다. 증시 활황으로 자금 이탈이 계속된 데다 저축은행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부동산 경기침체로 어려워진 것도 한몫했다. 상호저축은행 중앙회 관계자는 “8월엔 수신이 다시 는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지만 안정적인 수신 확대를 위한 예금 경쟁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금 금리는 올리고=진흥저축은행은 12일부터 연 6.45%의 이자를 주는 1년짜리 정기예금을 선보인다. 일주일간 300억원어치만 파는 특별판매 상품이다. 지금까지 나온 저축은행 업계 상품 중 금리가 가장 높다. 대영저축은행도 5일부터 1년짜리 정기예금에 연 6.4% 금리를 주고 있다. 18개월짜리는 연 6.5%다. 프라임저축은행도 지난달 27일부터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6.0%로 올렸다.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면 여기에 0.1%포인트의 금리를 얹어준다. 예가람저축은행은 3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연 0.4∼0.6%포인트 올려 연 6.1∼6.4%를 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중은행이 연 5.4%의 고금리 예금을 선보이고 있다”며 “저축은행이 시중은행과 경쟁하려면 이자가 1%포인트 이상 차이 나야 한다”고 말했다. 당분간 저축은행의 수신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대출 금리는 낮추고=저축은행들은 대출 금리도 속속 내리고 있다. 대부업체들이 최근 최고 금리 하향 조정(연 66%→49%)에 나서면서 고객 경쟁이 불붙었기 때문이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최근 신용 대출 최고 금리를 연 48%에서 39%로 내렸다. 서울 영등포와 상계동 등엔 여신 출장소를 열어 영업망도 확대하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역시 최근 신용 대출 금리를 45%에서 38.9%로 낮추는 등 대부분 저축은행들이 신용 대출 최고 금리를 30%대로 내렸다. 솔로몬저축은행은 9월 한 달간 금리를 최고 9% 인하해 연 8∼30%에 대출해 주는 ‘고향앞으론’을 내놓기도 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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