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통장 대출, 5년 만에 최대 규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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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지난달 가계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 증가액이 약 5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휴가철과 2학기 개학을 맞아 씀씀이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일부 모자라는 자금을 마이너스 통장으로 조달한 것도 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3조3873억원으로 올 들어 최대였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5969억원으로 전달(1439억원 증가)보다 늘었지만 월 2조~3조원씩 급증했던 지난해에 비해선 증가 규모가 크게 줄었다.

 반면 신용대출과 주택을 제외한 부동산 대출까지 포함한 마이너스 통장 대출은 2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신용카드 남발에 따른 소비 지출이 절정에 달했던 2002년 10월(3조3000억원 증가) 이후 58개월 만의 최대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 들어 마이너스 통장을 새로 만들거나 한도를 늘려 달라는 고객이 늘고 있는 것에 미뤄 일부 가계는 마이너스 통장을 통해서라도 부족한 주택자금을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은 통화금융팀 김남영 차장은 “올 1~8월 마이너스 통장 대출 증가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00억원 적은 데다 매년 8월의 증가액이 가장 많다”며 “마이너스 통장 대출 증가는 계절적 요인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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