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ins풍향계] 李 지지율 하락, 朴과 정리 안된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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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 나선 후보들은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자신만의 이미지를 가꾸려고 애쓴다. 그래서 자신의 강조점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캐치프레이즈를 만들어 쓰고, 해당 분야에서 대표적인 공약도 발굴한다.

대선 컨셉트를 정한 후보측은 유권자의 뇌리에 이를 각인시키기 위해 반복적인 메세지를 내보낸다. 특히 그것이 대중의 요구와 맞닿아 호응을 불러일으킬 경우 후보측은 ‘이미지 독점’을 위해 더욱 매진한다.

그렇지만 후보를 바라보는 유권자와 언론은 반복된 메세지 전달에 따분해 하기 십상이다. 각 후보측이나 선거판에 뭔가 더 역동적이고 드라마틱한 소재가 없는지를 끊임없이 살핀다는 얘기다. 각 캠프가 선거 기간 내내 후보의 일정 조율에 골머리를 앓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예비경선이 치러진 5일 실시된 제70차 조인스 풍향계 조사 결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주(53.3%)보다 4.5%P 떨어진 48.8%로 나타났다. 여전히 다른 후보들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지만, 경선(8월 20일) 이후 급등(37.5%→55.1%)했던 지지율 추이가 하락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선 박근혜 전 대표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이 후보가 홀로 남은 이후 유권자들에게 자신만의 색채를 지속적으로 부각하지 못했다는 평이 나온다. 경선 이후 지지율을 솟구치게 했던 표의 상당수가 박 전 대표의 지지표였지만 당직 인선 등을 놓고 ‘점령군’ 논란이 이는 등 당내 갈등이 아직 정리되지 않고 있는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점이 겹치면서 ‘컨벤션 효과(전당대회나 경선 직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가 조정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에서 이 후보에게서 떨어져 나간 표가 범여권 후보쪽으로 이동했다고 볼 만한 뚜렷한 변화는 드러나지 않았다. 대신 부동층(모름ㆍ무응답)의 비율이 21.7%에서 25%로 늘었다.

지난주 조사에서 처음으로 10%대를 돌파했던 손학규 후보는 0.9%P 떨어진 9.9%의 지지도를 보였다. 정동영 후보는 지난주(5.0%)보다 소폭 오른 6.2%를 기록했다. 신당의 예비경선에서 손 후보와 정 후보는 0.3%P라는 간발의 차로 1, 2위를 기록했다. 치고 나가지 못했지만 10% 근방을 유지한 손 후보와 상승세를 탄 듯한 정 후보의 지지율이 TV토론과 합동 연설회 등 본격적으로 시작될 본 경선 과정을 거치며 어떤 흐름을 보일 지 주목된다.

이해찬 후보는 3.8%로 지난주(3.7%)와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예비경선에서 세명이 살아남은 이해찬ㆍ유시민ㆍ한명숙 후보 등 ‘친노(親 노무현)’ 후보간 단일화 논의가 진척을 보일 경우 지지율 변동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 풍향계 조사까지는 대선 여론 시장에서 관심사가 될만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7일 박 전 대표와 경선 후 첫 회동을 한다. 당내 분란 수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청와대측이 유례없이 야당 후보인 이 후보를 직접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놓고도 날선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범여권에선 '비노(非 노무현)' 후보 두명과 친노 후보 세명이 펼치는 본격적인 설전의 장이 펼쳐진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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