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말아세요?] 개탤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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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로 활약하는 개그맨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들을 개탤맨이라고 부릅니다. 고명환은 영화 ‘두사부일체’ 이후 드라마와 영화에 종종 얼굴을 내비칩니다. 문천식 역시 요즘 드라마에서 밉지 않은 한량 역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SBS의 ‘불량 커플’과 ‘황금 신부’에서는 각각 김기수와 김경식이 비중 있는 조역을 했거나 하는 중입니다. 이경실과 이혁재 또한 얄궂은 아낙네와 힘쓰는 악한에 딱 맞는 역할로 손꼽힙니다.

 

개그맨들의 영역 파괴는 개탤맨에 앞서 가수 겸업을 선언했던 박명수나 조혜련·지상렬 등 개가(개그+가수)맨들이 먼저였습니다. 그렇다고 개그맨들의 ‘외도’가 모두 멋져 보이지는 않습니다. 아직까지는 웃기는 가수나 약방의 감초 격인 탤런트에 불과하니까요. 그러다 보니 개그계에서는 개가맨이나 개탤맨을 두고 ‘개가를 올리기보다는 개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 모양입니다. 그러고 보면 음식과 달리 개그맨의 퓨전 열풍은 그들의 고단한 삶을 반영하는 한때의 시류가 아닐는지요. 

이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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