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실 못하는 자동차ABS-경실련.교통광장 7社제품 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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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국내 승용차 보급대수가 4백만대를 넘어선 가운데 승용차 출고후 장착하는 대부분의 ABS(Antilock Brake System.바퀴 미끄럼 방지장치)가 광고와는 달리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실험결과가 16일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과학기술위원회(위원장 楊枝元 한국과학기술원교수)와 「교통광장」이 경기도남양주군 현대자동차 주행시험장에서 M.T.C.S등 7개사의 제품에 대한 성능시험을 한결과 전자제어방식인 M사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기계식 제품들이 바퀴잠김이나 조향성(급정지했을 때 차가 돌아가지 않는 정도)면에서 거의 제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품들은 일시적으로 바퀴에 가해지는 압력을 지연시켜주는 기능만 하고 있어 엄격한 의미에서 ABS로 볼 수 없는 어큐뮬레이터(유압식 제동시스템)나 이의 모사품.압력조절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즉 ABS제품에 필수적인 부품인 센서.전자제어장치.모듈레이터등을 갖추고 있어야 하나 M사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제품들은 세가지를 모두 갖춘 것은 없어 네바퀴의 서로 다른 회전수.마찰계수등을 조절해주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때문에 네바퀴가 따로 놀아 에폭시수지 도로(빙판도로 효과)와 좌우 이질도로(한쪽 두바퀴는 일반도로,반대편 바퀴는 빙판도로)에서 M사 제품은 바퀴잠김계수가 0~1(거의 잠기지 않는 상태)인데 반해 나머지는 10(완전히 잠기는 상태 )으로 나타났다.회전각도면에서도 에폭시수지도로에서 M사 제품은 0도(거의돌지 않는 상태).나머지 제품은 0~10도,좌우 이질도로에서는M사가 0~10도.나머지가 1백60~2백70도로 큰 차를 보였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검사에 참가한 C사 관계자는『우리 제품에도 이같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지금까지의 광고가 과장돼 소비자를 현혹한 점이 없지 않기 때문에 광고내용과제품 명칭을 바꿀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실련 관계자는『정부는 이같은 실정을 감안해 공진청 산하 기기유화검사소에서 획일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ABS의「Q마크」기준을 대폭 강화하는등 검사기준과 공인기관을 지정해야 한다』면서『소비자들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ABS를 믿고 난 폭운전을 하지 말 것』을 권유했다.
〈申成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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